친구가 빚은 따뜻한 도자기에

유태하
유태하 · 창작중
2023/11/26
 도자기를 빚으려면 최소 10kg은 되는 진흙을 예사로 날라야 하고, 1000도가 넘는 가마 곁에서 열기에 얼굴이 확확 익어가며 결과물을 확인해야 한다. 원하는 빛깔을 내려면 주기율표를 기반으로 식을 짜서 수없는 실험을 거듭하는 화학자가 되어야 한다. 어떤 원소는 구우면 해로운 독성 물질을 내뿜기 때문에 피부와 폐가 상한다.

도예가가 그릇 하나, 옹기 하나를 만들려면 갖은 노력과 기술, 미적 감각을 강구하는 반면에 오늘날 한국 사람들은 물동이를 이고 나를 일이 없다. 밥 한 끼 그릇에 담아 먹으려면 다이소에서 5,000원 내외의 그릇을 사도 충분하다. 그러니 손으로 빚어 만들어진 도자기는 예술품 마니아만 산다. 아름다움과 귀함의 값어치란 일반은 가늠하기 어려운 세세한 기준이 들어차기 마련이라, 헐값에서 천문학적인 값이 매겨지는 와중 누군가는 들판에 핀 민들레처럼 있는지도 모르는 취급을 받거나 혹은 지구적 인기를 얻는 슈퍼스타가 되기도 한다.

 얄궂은 세상사를 잊는 방법이란, 성실하게 무엇인가를 꾸준하게 반복해 더 잘 하게 되는 스스로를 발견해서 혼자 족하는 것일 지 모른다.

세상과 유리되어 혼자서 뭘 하다보면 분명히 최소 전문가, 혹은 대가는 될 것이다.

하지만 타고난 부자가 아닌 이상 좋아하는 뭘 전문가 혹은 대가가 될 때까지 지속할 방법은 없다. 

때로는 나의 목표나 작업의 흐름을 끊어가며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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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이어질 수 있는 사람의 정서적 훈련과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조용히! 성찰중 whitepoodlelov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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