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망치
안.망치 · 해침 대신 고침을
2022/12/08
얼룩소에 적지 않은 시간 머물렀지만, 이렇게 무거운 문제에 생각이 완전히 바뀐 적은 처음입니다. 쌓여가는 맥락이 사고 회로를 번쩍 바꿔 놓네요. 이장규님 글과 권승준 에디터 문답을 통해 맥락을 경험하는 미디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우선 저는 안전운임제 도입과 화물연대 파업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이유는 1. 화물기사들 수입이 정말 적은가 2.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정말 안전해질 수 있는가 때문이었습니다.


1. 화물기사들 수입이 정말 적은가.


다른 글에도 적었지만, 화물기사들 수입 자체는 적은 편은 아닙니다. 고용노동부 연구용역 자료에 따르면, 화물차주 월평균 소득은 유류비, 차량유지비, 통행료, 보험료, 주차비 등 부대비용을 제외하고 527만 9000원이었습니다. 이는 최저임금 기준 월 소득 2배를 훌쩍 넘기는 수준입니다. 물론 이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근로시간 영향이 큽니다. 화물기사들은 일 평균 12시간 안팎을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화물기사들은 생계에 문제가 없는데도 고소득을 위해 무리한 운행에 나서는 걸까요?


그렇게 보기는 힘듭니다. 위 소득 가운데 200~300만원 가량은 화물차 구입 할부로 나간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평균 수입은 200만원대로 내려갑니다. 화물차주 평균 연령은 중고등 학생이나 대학생 자녀를 키우는 세대인 52.1세입니다. 200만원대 수입은 분명 빠듯한 금액입니다. 


저는 가족을 위해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는 아버지들의 집념을 감히 “고소득을 위한 욕심”으로 표현치는 못하겠습니다.


다만 화물차 할부금을 소득에서 완전히 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가령 지방에서 상경한 대기업 초년생 월 수입이 학자금 대출과 영끌 부동산 대출을 빼고 100만원대라면, 그 초년생 수입은 정말 100만원대로 계산될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불행하지만, 정부에게 화물기사 파업은 엄밀히 말해 월 500만원대 수입 노동자의 파업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제가 안전운임제 및 파업을 부정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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