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낯설음_한라산, 눈이 아닌 마음에 담다

박한별
박한별 · 여유로운 개인주의자를 동경합니다.
2022/03/29
봄을 기다리는 한라산. 아직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
여름날의 화려함에 견주어보면 보잘것 없어야 할 그 모습은 조찰해서 더욱 좋다.

헐 벗어 더욱 좋은 산.
저녁이건만 오히려 맑은 하늘은 집착과 욕망을 벗어던져 더욱 투명해진다. '텅 빈 충만'의 세계다.

색채의 대비도 선명하게 포물선을 그으며 시계를 벗어나는 까마귀.
홀로 어둠속을 미끄러지듯 경쾌하게 사라지는 비행기.

새삼 욕심에 얽매어 시비를 다투고 시기하고 집착하던 내가 얼마나 구차하고 부끄러웠던가를 깨닫는다.
그러므로 높이 날아가 사스라진 것은 또 홀로 가볍게 가 버린것은 외면에 향해있던 부끄러운 집착일 뿐이다.

예나 지금이나 자연앞에 서면, 인간은 자신의 삶을 한 차원 높은 경지에서 되돌아 보지 않을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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