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04/17
십 년 전 구입해 내내 신지 않았던 구두는 구두보다 발이 편한 신발을 신고 살아야 했던 수많은 날들을 의미합니다. 뒷굽에서 뚝뚝 떨어져 나오는 검은 가루는 민망함의 증거가 아니라 이런 것 하나 신경 쓰지 못할 정도로 숨 가쁘게 살아왔던 인생의 치열함을 의미합니다. 섬에서 자영업자로 살아가며 최선을 다했던 사람의 뒷모습이라는 건 함께 세월을 나눠온 사이니 더 잘 아시겠지요.

삶은 파동처럼 하강과 상승을 반복합니다. 파고가 큰 해에는 고통 속에서 눈물을 흘리거나 기쁨에 충만한 시간을 보냅니다. 파고가 적은 해에는 삶이 무료하다 여기기도 합니다. 돈은 변덕이 심한 삶 속에 존재하는 변수 중 하나일 뿐입니다. 있다가도 없어지고 없다가도 생기는 것입니다.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을 평생 내 것인 양 움켜쥐고 사는 것도 고집이고 손에 없다고 해서 자조하는 것도 같은 고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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