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포럼 제1174호 양심과 사죄-정근식(서울대 명예교수)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8/29
다산포럼 제1174호 양심과 사죄-정근식(서울대 명예교수)
   
양심과 사죄
   
정근식(서울대 명예교수)
   
사람의 마음은 여러 가지이다. 욕심도 있고, 양심도 있다. 욕심은 손익을 판단하고, 양심은 선악을 판단한다. 욕심이 과도하면 사심이 생기고 흑심도 생기지만, 양심은 언제나 진실에 겸허하다. 양심은 법률적 용어이기도 하다. 헌법재판소는 "양심이란 어떠한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데 있어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라고 정의한 바 있다. 사람들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지탱하는 내면의 외침, 이것은 현재의 삶 뿐 아니라 과거의 잘못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작동한다. 양심은 집단적으로 조직화되어 사회의 품격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해 겨울의 비극
   
전주화약 이후 동학농민군이 고향으로 흩어진 상태에서 호시탐탐 조선을 노리던 일본군은 1894년 7월 23일 불법적으로 경복궁을 점령하고 국왕을 볼모로 잡았다. 그 직후에 일본군은 풍도해전과 성환전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청나라와의 전쟁에 돌입하였다. 9월에는 평양전투와 황해 해전에서 승리하고, 10월 24일 압록강을 넘어 청군을 추격하였다. 바로 그때 동학농민군이 다시 봉기를 하였는데, 일본 대본영은 참모차장 가와카미 소로쿠(川上操六)의 명의로 농민군을 ‘모조리 살육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일본군 후비보병 제19대대를 조선에 파견했다. 용산에 도착한 이들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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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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