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편지36] 도심 속 자연공동체

조은미
조은미 인증된 계정 · 읽고 쓰는 사람. 한강조합 공동대표
2023/11/16
날이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냉랭한 한기에 샛강숲의 나무들도 어느새 화려한 빛을 거두어들이고 있습니다. 눈부시게 화려했던 뽕나무는 가장자리에만 노랑 잎들을 달고 있습니다. 울긋불긋 은근한 단풍이 고왔던 참느릅나무도 잠잠해서 눈길을 끌지 않습니다.
(중랑천 강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정원 만들기를 했습니다.)
억새도 수크령도 점차 겨울을 맞을 채비를 하는 사이, 지난 토요일 중랑천에서는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스무 명 남짓 모였습니다.  곽정난 파머컬쳐 디자이너와 함께 강변에서 정원가꾸기를 했어요. 마른 풀들을 걷어내고, 흙에서 돌멩이를 골라낸 다음, 청년들은 작약과 수선화 구근, 해당화와 흰말채나무 관목을 심었습니다. 언 땅이 녹는 내년 봄에는 아름다운 꽃들을 피우게 될 것입니다. 

체육시설과 잘 정비된 화단과 잔디밭,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수리시설이 있는 중랑천에도 사람이 손길과 눈길이 잘 닿지 않은 곳들이 있습니다. 우리 한강조합이 눈여겨보는 곳은 그런 곳인데요. 지금은 중랑천이 청계천과 합류하는 부근에 가시박에 뒤덮인 높은 둔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이 둔덕을 야생동물들을 위한 생추어리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구상을 하고 있어요. 그 옆으로는 꽃밭을 가꾸고 관목을 심어 작은 새들이 더 많이 살아가도록 하고요. 

볼품없어 보이는 공유지 한구석에 정원을 만드는 일에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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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생태를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서 일합니다. 읽고 쓰는 삶을 살며,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숲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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