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꿰뚫는 서바이벌 게임, <더 인플루언서>

홍수정 영화평론가
홍수정 영화평론가 인증된 계정 · 내 맘대로 쓸거야. 영화글.
2024/08/20
 
※ SBS에서 운영하는 <스브스 프리미엄>에 기고한 글입니다
<더 인플루언서> 예고편 캡처
당신에게 한 가지 묻고 싶다. '인플루언서'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아주 좋지만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있다. 이 단어는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맥락에서 튀어나오곤 하니까. 관심을 끌려다 사고 친 인플루언서, 콘텐츠 만들다 물의를 일으킨 인플루언서... 오해는 말길 바란다. 나는 지금 이런 인식이 타당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인플루언서'에 대해 품는 보편적인 인상에 대해 말한 것이다.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예능 시리즈 <더 인플루언서>를 처음 접했을 때, 나의 인상도 이와 유사했다. 화려하고도 자극적인 예고 영상은 관심을 끌려는 시도가 소란스럽게 이어질 것이라 넘겨짚게 만들었다. 물론 이런 부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더 인플루언서>에는 몇 마디 말로 일축하기 어려운 성취가 담겨 있다. 그 이상한 반짝거림이, 이 프로그램을 다시 유심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더 인플루언서>는 내로라하는 국내 인플루언서 77인 중에서 단 한 명의 우승자를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흔히 '서바이벌 게임'은 그 구성을 통해 연출자의 지향을 드러낸다. 게임은 곧 연출자가 바라보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참여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연출자가 생각하는 세계의 생존 능력과 일치한다. 지력, 체력, 정치력 같은 것들. 그러나 세팅된 룰을 뚫고 자기만의 독보적인 방식으로 승리하는 플레이어를 보는 것도 서바이벌 게임의 묘미다. 그러므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핵심은 게임의 구성이다. 아래부터 <더 인플루언서>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유의해 읽어주기를 바란다. 
<더 인플루언서> 예고편 캡처
<더 인플루언서>는 자극적인 설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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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 영화잡지사에서 영화평론가로 등단. 영화, 시리즈, 유튜브. 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씁니다. INF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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