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유머니즘 (feat. 유머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서툰댄서
서툰댄서 · 네트워크를 꿈꾸는 자발적 실업자
2024/01/31
내 글을 읽는 분들이 조금 놀랄지도 모르지만, 나는 유머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래서 가끔 유머에 대한 책을 찾아 읽기도 하고 유머의 기법을 연구하기도 한다. 그런 노력이 좀처럼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말이다. 
유머를 분석하는 일은 개구리를 해부하는 일과 비슷하다는 말도 있다. 그 일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고 결국에 그 대상은 죽고 만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한다. 
사실 '당신의 유머를 10배로 만드는 법' 같은 제목의 책을 전철 안에 들고 다니면서 읽는 것은 왠지 좀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그런 책은 밖이 아니라 집에서 읽는다. 그렇게 읽어봐도 그런 책들에 나오는 유머의 기법들은 신통치 않게 느껴질 때가 많고 인용되는 유머조차 내 취향이 아닐 때가 많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집어들 때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기대 이상이었을 뿐 아니라 상당히 감명 깊었다. 내 유머 실력이 얼마나 향상될지는 모르겠지만, 유머라는 것이 단지 다른 사람의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의미에 그치지 않고 삶을 대하는 하나의 자세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대한 하나의 비평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저자인 김찬호 님은 글을 정말 잘쓰시고 인문학적인 소양이 깊으신 분 같다. 내가 한번쯤 해 보았던 생각들도 많지만, 다방면의 지식과 본인의 생각을 유려하게 엮어 풍부하고 적합한 인용과 함께 풀어내는 문장들이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기곤 했다.  
유머의 기원에 대한 여러 이론도 나오고, 유머를 만들어내는 도구(포착, 표현, 연기, 넉살, 동심, 공감)에 대한 설명도 있고, 유머의 필요성과 사회적 의미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온다. 
나도 유머의 기원, 웃긴 것은 왜 웃긴가 하는 문제에 대해 종종 생각해 보곤 했었는데, 이 책에 나온 여러 이론과 사례들을 보다 보니 우리가 웃는 이유가 매우 다양하며 웃음의 성격도 서로 상당히 다르다는 생각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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