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P형 엘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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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 엔지니어
2023/06/12
MBTI가 자기 보고식 검사라서 한계가 뚜렷하든, 심리학 자체가 아직 고도화하지 않았든, 칼 융 심리학이 유사과학이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인간의 성격유형을 꽤나 효율적으로 분류한다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16개 중에서도 INTP는 유독 돌출한 유형이 아닌가 한다. 편의상 문제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구조화하는 능력을 INTP적인 특성이라고 대유하겠다.

그간 지켜본 결과 복합적인 사회문제를 해석하는 능력이 우월한 사람을 INTP로 대유할 수 있었다. 이런 사람을 이 글에서 편의상 INTP형 엘리트 or 지식인이라고 부르겠다. 반면에 인터넷 시대가 열린 이후 온라인 논객의 다수를 차지하는 것도 INTP인 걸로 알려져 있다. 숱한 논객들의 INTP적인 특징이 열등한 방향으로 드러나는 대표적인 경우로는, 남의 말에서 비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가 하면 현상에 대해 일단 자기가 원하는 결론을 정해놓은 다음 그럴싸한 아전인수식 논리를 갖다붙이는 태도 등이 있다. 가끔 논쟁 상대의 주장 자체는 쉽게 논박하지 못하겠으나 납득은 안될 때가 있을텐데, 상대가 저런 태도를 취했을 가능성이 크다.

INTP형 엘리트와 INTP형 스노비즘을 가르는 요인이 뭘까 하면, 너무 당연한 목록같지만 사유능력과 도메인지식을 들고 싶다. 먼저 도메인지식은 논쟁이 논리 말장난으로 치닫는 걸 피하게 해준다. 우리는 도덕책같은 소리가 현실에 별 쓸모가 없다고 느낄 때와, 상충하는 두 명언이 모두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순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모순 역시 경제학처럼 검증을 중요시하는 도메인을 배제하고 직감과 뇌피셜에 과하게 의존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앞서 말한 말꼬리 물고 늘어지는 스노브 키워들도 그런 굴레에 빠져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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