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그리고 그 밖의 입학시험(2)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11/18
결국 6학년이 되고 말았다.
공부를 해야겠다는 인식은 들었지만 갑자기 열공모드에 진입하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좋은 중학교에 가야한다는 생각은 잊지 않았다.
내 인생에 수많은 시험이 있었지만 중학교 입학시험 만큼 비중있는 시험은 없었던 것 같다.
중학교를 잘 가야 고등학교도 좋은 델 갈수 있고 대학도 마찬가지였으니 중학교 시험이 그 포문을 여는 열쇠 같은 것이어서 중학교 입시가 그야말로 치열했던 시대였다.
오죽하면 치열한 입시가 어린이들 성장을 방해한다고 해서 입시를 폐지시키고 평준화를 했겠는가.

학교에서도 어두워질 때까지 공부를 시켰고 집에 오면 또 과외를 했었다. 친구들도 다 마찬가지였다.
지금 학생들이 학교 마치고 학원 가는 거나 비슷했다.
어릴 때부터 저질 체력이었던 나는 툭하면 열이 나서 앓아 누웠고 나을 때 쯤엔 콧피를 쏟곤해서 부모 속을 태웠다.
그렇게 힘든 1년을 보내고  다행히 나는 대구의 명문 중학교에 원서를 낼 수가 있었다.

마침내 시험날이 되었다.
얼마나 떨리던지...  담임선생님이 전날 알려주신, 아주 천천히 숨을 빨아들이고  다시 내뱉는 심호흡을 하며 긴장과 떨림을 이겨내고 시험에 임했다.
입시합격률은 3.5대 1로 꽤 높은 편이었다.
엄마는 아침에 나를 데려다 주고 점심때까지 교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셨다.
그때는 점심시간 1시간은 외출이 허락되어서 밖에서 점심을 먹고 들어올 수가 있었다.
엄마는 따뜻한 점심을 사먹이려고 기다리고 계셨는데  마침 교문 앞에서 같은학교 친구 어머니를 만나 얘기를 나누고 계셨다.
그 친구 엄마는 한사코 자기 집에 가서 점심을 먹자고 하셨다. 집이 바로 코 앞이라면서.
마지 못해 그 집에 갔더니 수험생 딸을 위해 정성스레 점심상을 차려 놓으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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