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수가 있는 집
2023/02/10
아버지가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결혼 허락을 받으러 왔다. 엄마가 떠난 지 채 1년도 안 되어서였다. 쉬이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엄마는 너무 젊은 아버지와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남동생을 내 두 어깨 위에 올려놓고 그렇게 훌쩍 가버렸다. 장례를 마치고 돌아서는 발길이 쉬이 떨어질 리가 없었다. 까탈스러운 아버지를 혼자 남겨두고 며느리 밥이 서럽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 며느리인들 편할까 생각하니 동생 걱정이 또 한 짐이었다.
아버지의 재혼을 받아들이기도 어려웠지만, 그쪽의 요구 조건을 수용할 수가 없었다. 논리적으로 따박따박 따지고 드는 나를 쳐다보던 아버지는 당신이 생각해도 너무 했던지 그 결혼 얘기는 없었던 일이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걱정이 되었다. 아버지가 재혼을...
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