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는 살림에 취미가 없어.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2/14
행복이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다.

읽고 있는 책  첫 장에 나와 있는 말이다.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여전히 그 말이 맴돈다.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는 게 행복이란 말.  너무 당연하고 또 익히 알고 있는데도 새삼스레 뇌리에 와 박힌다.

내 얼룩소 프로필엔 잔업주부라고 적혀있다.
전업주부란 말이 왠지 껄꺼롭고 가당찮은 것 같아 쓰지 못할 때,  청자몽님의 잔업주부란 말이 격하게 공감되어 써넣었다.
집안의 사사로운 잔업을 도맡아 하지만 전문가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는...  그 정도의 뉘앙스를 풍기는게 썩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결혼 후 몇 년이 지났을 때, 시어머님이 내게 말씀하셨다.
" 에미는 살림살이에 취미가 없어"  그 말씀에 가슴이 뜨끔했다.  어떻게 아셨을까.
대체로 띠엄띠엄 만나뵙고 더구나 우리집엔 잘 오시지도 않는 어머님 눈에 그게 보이단 말인가.

나도 몰랐다.  내가 살림에 취미가 없다는 걸.
그야, 결혼 전엔 살림이란 걸 해 보지 않았으니 알 턱이 있나.  결혼해서 살면 재미있을 줄만 알았지.
그러나 내가 살림살이에 흥미가 없다는 걸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3.3K
팔로워 820
팔로잉 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