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과 마주하는 시간

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3/12/25
 
내가 독서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이다. 책을 읽을 때만큼은 힘든 현실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새로운 작가들을 알아가고 다양한 책을 읽는 기쁨은 내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이다.

어떤 책은 기존에는 알지 못했던 지식과 교양을 주고, 어떤 책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어떤 책은 삶에 대한 통찰을, 어떤 책은 통렬한 비판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독자들을 훈계하고 깨우친다. 

의사 엄마인 김현아의 책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를 읽었다. 정신질환자들의 자살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 정신질환을 가진 딸의 7년간의 삶을 사실적으로 드러낸 이 책은 재미와는 거리가 멀고 중간중간 읽기 불편한 부분도 있었다. 

수 십 번의 자해, 7번이 넘는 입원, 제집처럼 드나드는 응급실, 취직은커녕 일상생활조차 힘든 경계성 인격장애를 가진 딸의 삶과 그 딸의 부모로서의 삶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어떻게 지금까지 (죽지 않고) 삶을 지속해 올 수 있었을까?'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편견'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남이 잘 모르지만 나 자신은 알고 있는, 하지만 겉으로 내 삶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내 모습들을.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표지 사진 ⓒ창비

1. 의사에 대한 편견

의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돈과 능력, 지위와 명예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기와 질투의 시선으로 그들을 볼 때가 종종 있었다. 부모를 잘 만나서 교육을 잘 받고, 삶의 큰 스트레스나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삶의 출발선 자체가 나와는 다른 사람들일 거라는 막연한 생각들은 지금도 가끔 불쑥 튀어나온다. 

최소 억대 연봉 이상의 급여를 받으며 풍요로운 생활을 할 것 같은 의사들이 특정 의료분야에만 몰려 소아과나 외과, 산부인과 같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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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응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 잠 22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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