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맞는 곰 인형을 좋아하나요?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3/28
봄인데...라고 쓴다. 그런데 라고 쓰고 멍하니 가만히 깜빡이며 다음 문장을 기다리는 커서를 멍하니 바라다본다.
   
건널목에 서서 파란 불이 깜빡이는 걸. 보면 우린 서슴없이 뛰었다 그 길이 아주 멀다고 해도 그냥 미친 듯이 달리다 보면 간혹 파란 불이 빨간불이 바뀌더라도 차들은 그렇게 뛰어 지나가는 나를 기다려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말이다. 
   
그리고 지금은 건널목 끝에서 뒷걸음질 치며 근처 가게를 둘러보거나 햇살 없는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빨간불이 꺼지기를 기다린다. 핸드폰을 꺼내 들고 서 있다 빨간불이 꺼지고 파란 불이 꺼지도록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곤 한다. 
   
오래전 길을 걸으며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글 한 편이 완성될 때까지 걷기로 한다. 어떤 날은 세 시간 넘도록 걸으며 건널목이 나타나면 멈춰 서서 한 문장 한 문단을 써 내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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