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느냐...끊느냐...

이윤진 · 글쟁이입니다.
2021/10/21
고시공부를 하던 시절.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은 내 자취방에 놀러올 때 국사발(?)을 하나씩 가지고 왔다.
인사 대신 우리는 묻는다.

몇 개?

국사발을 각자 앞에 내려놓은 친구들은 초조하게 기다린다.
자신이 딜한 숫자대로, 지급받는다.
물이 끓는다.
국사발에...믹스 커피를 붓는다.

기본은 세 개.
네 개, 난 다섯 개도 한꺼번에 부어봤다.

끓인 물을 사발에 붓고 저으면 내 작은 고시촌 자취방은 말로 다 못할 황홀한 커피 향기로 가득 찼다.

그건...그냥 마약 같은 거였다.
오늘도 밤을 새야 할 운명공동체의 나태와 나약한 의지를 마비시킬.
정작 그를 다 마시고 독서실에 가면, 젠장, 내 예민한 방광은 삼사십분마다 꽉 차서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하느라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되긴 했지만.

7년 만에 고시 공부를 때려치웠다.
이제 더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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