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멤버십’과 ‘관계맺음’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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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0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싶은 동기부여가 될 만큼만 읽다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그만 읽고 바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동진 평론가처럼 스포를 확인해도 영화를 보는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 타입이라면 그냥 읽어도 상관없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난민이든 일반 외국인이든 누구든 절차에 따라 받아들이고, 내국인과 외국인을 차별하지 않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은 일이겠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가정, 동호회, 회사, 지역사회, 국가 등 규모와 상관없이 공동체가 형성되면 ‘멤버십’을 가진 자들만 누릴 수 있는 독점적인 혜택이 부여되기 마련이다. 그 멤버십을 가진 자와, 갖지 못 한 자의 차이점은 극명하다. 정치학에서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를 구별할 때 멤버심의 개념을 단 번에 이해할 수 있다. 선진국 국민으로 태어나 해당 국가의 멤버십을 보유하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행운이자 특권이다. 외부자들이 멤버십을 쟁취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한국 사회에는 수많은 멤버십들이 존재한다. 학벌, 살고 있는 동네와 주거지, 프리미엄 신용카드 등등. 좋은 멤버십을 갖기 위한 투쟁과 노력은 눈물겹다.
▲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핵심 등장인물 '김영탁'(이병헌 배우)의 모습. <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초반부에서 대지진으로 모든 곳들이 초토화됐지만 유일하게 살아 남은 황궁아파트 주민들이 대책회의를 열었다. 한 겨울 살을 에는 추위와 배고픔을 못 견디고 황궁아파트의 문턱을 넘어 들어온 외부자들 소위 “바퀴벌레들”에 대해서 수용할지 불수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극단주의남(곽자형 배우)은 아래와 같이 주장했다.
 
황궁아파트에 입주하려고 수 십년 동안 아내와 함께 온갖 고생을 다했다. 다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보내야 한다.
 
극단주의남만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게 아니다. 다들 바퀴벌레를 배척하자는 노골적인 속내를 갖고 있다. 물과 식량, 아파트 공간 등 어느 것 하나 희소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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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는 언론사입니다. 국회를 출입했던 정치부 기자 출신 30대 청년이 2021년 3월 광주로 내려와서 창간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서 겁 없이 언론사를 만들었는데요. 컨텐츠 방향성, 취재 인력, 초기 자금, 수익구조, 사무실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좋은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언론인의 자세, 이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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