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4/09/13

짐 자무쉬 감독이 연출한 눈부신 걸작 << 패터슨, 2016 >> 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뽑으라고 한다면 출퇴근 장면을 선정하고 싶다. 거장의 인장이 담긴 스타일이나 뛰어난 미장센이 구현되었기 때문에 뽑은 것은 아니다. 매우 평범한 화면이다. 감독은 패터슨이 일터로 출근하거나 퇴근하는 장면을 평범하게 담았을 뿐이다. 패터슨은 걸어서 일터로 간다. 퇴근길도 마찬가지다. 그는 걸으면서 익숙한 거리의 풍경을 관찰한다. 여기에는 미세하게 달라지는 차이가 있다. 낮에 보았던 카페의 풍경 분위기와 밤에 보았던 카페의 풍경 분위기는 다르다. 빛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시인이므로 차이를 감지한다. 시인이란 " 사물을 오래 보는 일 " 이다. 비록 그것이 동일한 오브제여도 말이다. 
패터슨 시에서 시를 쓰는 패터슨 씨의 아침 출근길은 행복해 보인다(적어도 관객인 내가 보기에는 ㅡ ). 불현듯, 이 영화의 주제는 " 행복 " 이란 생각이 들었다. 장강명 소설 << 한국이 싫어서 >> 에서 주인공 계나는 말 그대로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떠난다. 여기선 더 이상 못 살겠어 !!! 한국이 싫은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 2시간에 걸쳐 지옥철을 타고 가는 출근길 " 이다. 지옥철에서 타인의 마늘 냄새와 숙취 냄새를 맡으며 2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은 고역이다. 더군다나 퇴근길까지 합치면 4시간을 길바닥에 버리는 꼴이다. 계나가 길바닥에 버린 것은 금(시간은 금이니까)일까, 행복일까 ? 손석희 앵커가 뉴스룸을 진행했을 때 그는 이런 말을 했다 :
" 올해 경기도의 순 유입 인구는 6만 명에 이릅니다. 경기도를 떠난 사람보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6만명 더 많다는 겁니다. 서울은 같은 기간 3만 7천명이 빠져나갔습니다. 무섭게 오르는 서울의 전셋값을 피해 경기도로 이동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경기도에서 서울로의 출퇴근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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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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