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은 작아도
2023/11/15
모든 이야기가 꼭 거대해야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거대한 이야기가 있으면 소소한 이야기도 있고, 한 중간 정도 되는 사이즈의 이야기도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병 안에 돌을 가득 넣는다고 생각했을 때 작은 돌과 큰 돌을 고루 넣고 마지막에는 작은 알갱이를 가진 모래들도 뿌려주어야 빈틈없이 가득 차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내 관점에서는 소소하지만 귀여운 이야기 정도로 기분 좋게 볼 수 있던 작품이었다. 안타깝게도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다른 것 같지만. 며칠 전 개봉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 5의 세 번째 작품 ‘더 마블스’에 관한 감상이다.
우리 부부로 말할 것 같으면 유서 깊은 마블 작품 마니아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 1,2에 해당하는 작품들은 우리가 만나기 전이어서 각각 따로 관람했다. 연애 시절 페이즈 2의 마지막 작품인 앤트맨 1편부터 시작해서 올해를 마무리하는 페이즈 5 중반까지의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그야말로 모든 작품을 함께 보았다.
마블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는 페이즈 4가 시작된 이후부터 심심찮게 나왔지만, 가장 큰 축이라고 할 수 있던 케빈 파이기 감독이 DC 쪽의 작품들을 작업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어벤저스 앤드게임' 이후 거의 모든 작품이 그닥 좋지 않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마블과 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