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적으로 묻습니다, 홍범도가 공산주의자입니까?”(경향신문 김찬호 기자 2023.09.09.)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9/09
“단도직입적으로 묻습니다, 홍범도가 공산주의자입니까?”
경향신문 김찬호 기자 2023.09.09. 
   
‘홍범도 연구 권위자’ 반병률 명예교수 인터뷰
   
[주간경향] 역사가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 100년 전 민족의 영웅이 100년 후 주적과 사상적으로 동조한 인물로 평가가 바뀐다. 이대로면 앞으로 한국의 위인들은 100년 후 정치 변화까지 정확히 예측해 행동한 인물이어야 한다. 후손들은 2023년 역사에서 배운 그대로 자신들의 시대적·정치적 잣대로 100년 전 인물을 난도질할 수 있다. 자신들이 옳다고 믿고 국정을 운영하고 있을 윤석열 대통령,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등도 예외가 아니다. 동일한 잣대라면 우파 자유주의라는 정치적 입장은 100년 뒤 시대 상황에 따라 ‘민족 반역’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의병이자 독립군 대장이며 민족적 자부심인 청산리·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에게 공산주의자라는 딱지가 붙었다. “항일 활동은 인정하지만”이라는 단서와 함께다. 하지만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돌아가실 때까지 공산당(원)으로서의 활동을 했다”는 주장임은 쉽게 알 수 있다. 육군사관학교에 세워진 홍 장군 흉상 이전,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 명칭 변경 검토 등이 이를 방증한다.
차라리 ‘반공’, ‘반북’ 등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홍 장군 지우기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이해라도 쉽다. 국방부는 홍 장군 논란을 설명하며 자꾸만 ‘역사적 흔적’, ‘학계의 논란’ 등의 허술한 사회과학적 잣대를 동원한다. 실제로 지난 9월 4일에는 홍 장군의 공산주의 이력과 관련한 입장문 작성에 참고했다며 문서 목록까지 공개했다. 해당 목록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린 사람 중에는 국내 홍범도 연구의 권위자로 인정받는 반병률 한국외대 사학과 명예교수도 있다. 반 교수는 국제공산당 국제대회인 ‘원동민족혁명단체대표회’(이른바 ‘극동민족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홍 장군이 촬영된 영상물을 발굴해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학자로도 알려져 있다. 평생 독립운동사를 연구한 권위자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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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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