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추천 전시 - 금호미술관 《다중시선》
2023/08/25
‘현대미술(Modern Art)’과 ‘동시대 미술(Contemporary Art)’은 어떻게 다를까요? 시간 순서대로 현대미술 다음에 동시대 미술이 온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 둘은 단순한 시대 구분을 넘어섭니다.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흐름에서 ‘현대’는 역사적으로 연속된 시간으로 파악되는 데 비해, 동시대의 시간은 ‘지금, 여기’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연속적이고 분절적인 특성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즉, ‘현대’가 역사적 서사로 이어지는 것과 달리, ‘동시대’는 잠재적으로 무한히 지연되는 시기로 규정됩니다. 이에 대해 미술비평가 보리스 그로이스(Boris Groys)는 동시대의 특성을 “망설임, 불확실, 비결정성” 등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동시대는 현재는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한 지점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 모두를 다시 쓰게 되는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개념으로도 지난 10년간의 예술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기간 중에 예술이 공유해 온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 할 포스터(Hal Foster)·미술비평가
동시대 미술 작가들은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일상이 반복되는 현재를 다룹니다. 이들은 완성된 과거를 이상적인 미래로 이어주는 시간으로서의 현재가 아니라, 갈등과 차이가 공존하는 상황 속에서 과거-현재-미래를 바라봅니다. 현대 사회의 현실을 다루면서도 동시대 감각과 정서로 고유한 시각적 언어를 제시하는 것이지요.
금호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다중시선》은 작가들이 새롭게 구축하는 동시대성을 살필 수 있는 전시입니다. 8명의 참여 작가들이 바라보는 현대 사회의 양상은 각기 다르지만, 작품을 모두 감상하고 나면 이들이 다루는 동시대성이란 무엇인지 지형도를 그릴 수 있게 되실 겁니다.
- 전시명 : 다중시선(A Glimpse of Our Time)
- 기간 : 2023. 8. 16.(수) ~ 10. 22.(일)
- 장소 : 금호미술관
- 참여작가 : 박혜수, 송승은, 양승원, 유용선, 이지연, 정고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