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s 8 _트로트

카밀라 · 성덕에서 탈덕까지
2024/04/12
초등학교 3학년 때 목동에서 상계동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40여 년 전의 상계동은 서울 변두리, 
그 중에서도 제가 살던 곳은 두어 걸음 가면 산길인 말 그대로 산동네였어요.
목동 2층 양옥집에서 살다가 산동네 슬레이트지붕 집으로 이사 가던 날, 
도시의 높은 건물과 깨끗한 상점들의 거리는 사라지고 낮은 산들과 그보다 더 낮은 무채색의 지붕들,
창밖으로 바뀌는 풍경을 보면서 차 안에서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동네에는 수도도 없었어요.
산에서 흘러내린 물을 모으기 위해 만든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먹어야 했습니다.
집집마다 필요한 물을 길어다 먹기 위해서 우물 앞에 빈통을 줄 세워 놓고 순서를 기다립니다.
한 집에서 필요한 만큼 물을 길어 가고 나야 다음 순서인 사람이 물을 길어 갈 수 있었기 때문에 
언제 우리 집 차례가 될지 알 수가 없었죠. 
   
추운 겨울, 한 밤중에 순서가 되어서 물을 길었던 기억도 납니다.
여름에는 우물에 물이 금방 차오르지만 겨울에는 한 바가지 물을 채우는데도 한참 걸렸죠.
   
물지게 보신 적 있으세요?
자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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