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불균형 사회(4)-完 : 통신은 인권인가?

박하
박하 인증된 계정 · 배낭여행자
2023/01/10


길을 걷다가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 자투리 시간이라 불리우던 시간의 관념 속에 사람들의 눈이 손바닥 위 스크린에 가 닿아 있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어떤 이는 우스갯소리로 ‘스타벅스에서 책도 읽지 않고 휴대폰도, 다른 일련의 작업도 없이 순수하게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광기를 지닌 사람’이라고 일컫는다. 우린 집 안 침대에 누워 새가 구애의 춤을 펼치는 희귀한 장면을 볼 수 있고 지구 어느 곳이든 순식간에 이동해 여행의 대리만족을 이루는 경우도 있다. 통신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다변화, 그리고 향유되는 온갖 문화들.

필히 지참되어야 하는 기계와 통신비 같은 요소는 자본주의의 계급도 아래 차등이 생길 수 있다 하더라도 인간이 머무는 공간, 즉 카페나 집과 같이 생활구역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면 통신과 정보야말로 인간의 기본 권리를 넘보고 있다고 평할 수 있다. 전화의 발명은 이미 두 세기 전에 이루어져서 진작 대중화 되었다. 목적은 정보전달이 첫째였다. 봉화와 파발처럼 고대의 통신 수단을 넘어 인류의 발전 속도를 삽시간에 확장시킨, 이후의 대체 개념을 상상할 수 없는 수단이 됐다. 통신이 그마만큼 대단한 힘이라는 걸 의식하지 못 하는 데엔 단언코 수월한 접근성이 큰 몫을 차지한다.

앞서 적었던 1,2,3부의 게시글에서 줄곧 이야기 해왔던 건, 그 접근성과 편리함이 언제까지 지속, 개방되어 있을지에 대한 우려다. 인간의 심성은 간사하여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있으면 눕고 싶은 법이다. 통신의 규격화와 보안 체계 등 어려운 정보화 용어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소비자는 판단하는 타당성이 생산자의 행보보다 앞설 수 없다. 제공받는 입장으로 통신 이외의 정보 획득 수단을 더는 생각할 수 없는 지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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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저 곳을 떠돌며 살고 있습니다. 아직 어느 곳에도 주소지가 없습니다. <아무렇지 않으려는 마음>, <워크 앤 프리> 두 권의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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