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내가 잠자리에 거는 것들

오아영
오아영 인증된 계정 · 갤러리 대표, 전시기획자, 예술감상자
2023/03/09
<포옹, The embrance>, 1917, 에곤 쉴레// 특유의 처절함이 스민 그의 관능은 절박하고 또 실존적이라서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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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미녀 인플루언서가 이런 내용의  포스팅을 올렸다. 이 본문은 해당 포스팅 속 사건에 대한 응답으로서 적히기 시작했다.  

이 글의 트리거가 된 본문 //한 미녀 인플루언서의 페이스북 전체공개 포스팅.
그녀의 본문 속 남자는, 놀랍지만 실은 하나도 정말 하나도 놀랍지 않다. 그의 언행은 조금도 독특하지 않고 반드시 언젠가 들어본 적 있는 뻔한 서사 중 하나일만큼 일종의 패턴적 현상이다. 디테일의 차이는 좀 있겠지만 직접 만난 남자들까진 아니라도 내 여자인 친구 내지 내 여자후배가 만난 남자들중에 꼭 이렇게 잠자리 푸시하는 사람이 있었단 얘기를 우리는 꽤나 들어오지 않았느냐고. 



동시에 이런 남잘 만났다고 말하면 "혹시 네가 쉬워보이게 행동했기에 그런건 아닐까"하고 듣는이가 여자의 행실을 속으로 혹은 드러내놓고 탓할가능성이 한 32.4퍼센트쯤 되기에 이런 말을 듣고도 많은 여자들은 말을 삼가지 않았느냐고.



어쨌든 그녀의 이 남자는 독특한 개별 단독자라기보단 우리가 경험한 스킨십 강요하는 류 남자들의 모든 얼굴이다. 표상이다. 나는 그를 이 자리에 대표로 세운다. 그를 마주하고 묻는다. "이제와 섹스하지 못해서 시간이 아깝다고 말할 정도면, 처음부터 자고싶어서 시간 들이고 있는거라고 얘기하면 되었잖아요. 왜 그러지 않았어요?" "데이트 신청 하기전에, 혹은 젠틀하게 잘해주기 전에 이거 오늘안에 자고싶어서 그러는 거다 왜 말을 못했나요. 그럼 좋았잖아요 서로. " 혹 당신은 여자가 응하지 않을 것을 미리부터 알았기 때문에 처음엔 속내를 감추고 접근한 게 아닐까. 어, 이거 속인거네. "속여놓고 왜 미안한줄을 몰라요? 왜 도리어 불평을 했어요?"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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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아름다움. 이 둘만이 중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삶의 이유이자 내용이자 목적이다. 실은 이들이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을 살게 만드는 절대적인 두가지라 믿는다. 인간은 제 영혼 한 켠에 고귀한 자리를 품고 있는 존엄한 존재라고 또한 믿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보이지 않는 자리들을 손에 만져지도록 구체적으로 탁월하게 설명해내는 일로 내 남은 삶은 살아질 예정이다. 부디 나의 이 삶이 어떤 경로로든 나와 마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살아있게 만들 수 있다면.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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