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둥지둥 돌아오다. 나의 일상으로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8/17
짧은 여행을 끝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첫 느낌은 역시 시원하다 였다. 서울에 내려 마중 나 온 딸에게 한 첫마디가 왜 이렇게 후덥지근해?  했던 말이랑은 반대되는 느낌이다.
기차는 여전히 승객들로 가득했다. 이제 연휴도 끝나고 평일이라 조용하려니 했던 예상과는 달리 내려 가는 기차도 이미 거의 매진이고 딱 두가지 시간대의 차량만 남아있는 형편이라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3시30분 기차를 예매하고 좀 일찍 나가 잠시 역 옆에 있는 다이소에 들러 벽걸이 시계 하나를 구입했다. 작업실 시계가 갑자기 작동이 안되는 바람에 내 방 벽시계를 주고 나니 은근 불편한게 아닌가. 내가 시계를 자주 본다고 생각지 않았는데 꽤 자주 쳐다보며 지냈구나 알게 되었다. 우리 동네 다이소는 작으니 여기서 산 건 잘한 선택인 것 같다.

기차에 오르니 이미 내 좌석 옆에는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얼핏 스친 인상착의로는 나보다 꽤 나이가 들어보이는 여자분이다. 머리엔 챙 있는 흰 모자를 쓰고 베이지색 바지를 입었다. 베이지색 바지는 무릎 아래부터 밑단까지 촘촘히 수가 놓여있는 나팔바지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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