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영화] 해지불가, <다음 소희>

전새벽
전새벽 · 에세이 '닿고 싶다는 말'을 썼습니다
2024/01/15
출처 : 영화사

'사람이 할 짓이 아닌 건 다 사람이 한다'고 유수연 시인은 말했다.(시 "어서오세요") 이 영ㅡ화 속 사람들이 딱 그 꼴이다. 정주리 감독의 2023년작 <다음 소희> 이야기다.

특성화 고등학교의 취업반인 소희(김시은)는 담임선생님의 적극적인 권유 아래 현장실습을 나갔다. ‘대기업 사무직’이라고 들었는데 웬걸, 도착한 곳은 대기업 통신사의 몇 번째 하청인지 짐작도 가지 않는 콜센터. 앉아서 하는 일은 인터넷 해지라는 고객의 요구를 ‘방어’하는 것인데, 쉽게 말해 고객이 떠나지 못하게 유도하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걸 안 해주는 게 일이다 보니 욕을 먹는 것은 숙명, 그런데 학교에선 무조건 버티란다. 
그러던 중 콜센터의 팀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잃지 않았던 그가 대체 왜? 소희는 절망한다. 한데 회사가 이 비극을 다루는 방식은 더 절망적이다. 회사에 대해 떠벌리지 않을 것임을 서약하면 격려금을 주겠단다. 콜센터를 넘어 사회 전체에 환멸을 느끼기 시작한 소희는 술에 의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겨울, 친구들과 헤어진 뒤 혼자 카스 두 병을 추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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