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팬, <드래곤볼> 토리야마 아키라를 기억하다.

soulan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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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0
만화 잡지 <점프> 소녀팬으로서 <드래곤볼>은 문제작이었다. 즐겁게 오공의 모험이 시작되길 기다리다가 느닷없이 나와 같은 모습을 지닌 여성체가 등장하고 드래곤볼을 얻기 위해 팬티를 보여주는 행위를 그 나이의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를 무의식적으로 고민했기때문이다.

오공은 스스로 더 강해지기 위해 수련하는데 브루마는 자신의 몸을 교환 가능한 재화로 사용했다. 그 나이대에는 그렇게 깊은 고민까지 들어가진 못했지만 부지불식간에 그 컷의, 그 씬의 의미를, 그 분위기를 감지했고 오공의 모험을 나의 것으로 삼을 준비가 되어있던 나는 순식간에 파티에서 초대장을 빼앗긴 것 같은 상황에 처해졌다. 다음 씬으로 넘어가려했지만 남아있는 껄끄러움이 걸려왔다.

남자 아이들은 그런 고민없이, 아니 오히려 더 큰 흥미를 느끼며 드래곤볼을 구독했다. 만화는 당시에 금지된 도서였고 일본 만화는 더 엄격히 단속됐는데 언제나 반에는 밀수꾼들이 있었고 문제의 그 씬이 등장한 편이 풀리고 난 뒤, 그 즈음 반에서는 여자아이들 팬티를 보려드는 남아들의 수가 급증하기도 했었다. 드래곤볼의 위력은 대단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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