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을 먹으며
2024/08/07
수박을 먹으며
새벽 안택상
목 타는 갈증 다독이려
냉장고 열어보니
반 토막으로 잘라놓은
빨갛게 익은 수박
반가움으로 덥석
한입 가득 아삭아삭
시원하게 감치는 단맛
무더위 잊게 하고
벌러덩 드러누워
세숫대야에 발 담그고
창문 밖 바라보니
한여름 따가운 햇볕
심술 난 짜증 잊고
무료한 뭉게구름
정처 없이 흐르는데
뜬금없이 내려앉는
미루나무 긴 하품
한가로운 오후
한껏 물오른 포만감
절정의 행복감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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