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작가회의 성명서>-요산 정신은 어디에 있는가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12/08
<부산작가회의 성명서>

요산 정신은 어디에 있는가

부산작가회의 회원이면서 2018년 요산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2023년 동인문학상을 받게 된다. 2022년 요산김정한문학축전의 운영위원장을 역임했고, 더욱이 현재 요산김정한기념사업회의 이사로서, 요산문화연구소의 임원으로서 활동하는 작가이기에 동인문학상 수상 소식은 모두를 아연하게 하고 의아하게 만들었다. 모두 망연자실, 당혹스럽고 동료들조차 쉽게 축하하기 어려운 형편이 되었다. 왜냐하면 요산문학상과 동인문학상은 일본제국주의에 대해 ‘저항’과 ‘협력’이라는 정반대의 지향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산 김정한의 문학 정신은 부산의 자긍심이었다. 부산문학의 짧은 근현대사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부산이 자랑스럽게 내세울만한 것이 요산 정신이었다. 당연히 요산문학상도 부산의 긍지였다. 요산정신을 기리는 그 상은 최소한 친일문학의 대표인 동인문학상과는 비교도 안 되게 자랑스러운 상이었다. 요산문학상을 받는다는 것은 요산의 문학혼을 본받고 요산 정신을 고양하겠다는 서원에 다름 아닌 것인데, 요산 문학상 수상 작가가 내선일체를 통한 황민화에 앞장선 반민족 문학인을 기리는 친일 문학상을 받는다는 것은 문학적 모순일 수밖에 없다.
김동인은 한국작가회의에서 발표한 친일 문인 42명의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고,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도 그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발표한 ‘문학 분야 친일반민족행위자’ 31명의 명단에도 수록되었다. 그의 친일은 살기 위한 단순한 협력을 넘어서서, ‘적극적으로’ 일본에 동화되고 침략 정책에 앞장섰다. 조선의 청년과 학생들을 전쟁 수행을 위한 도구로 동원, 천황에게 충성할 것을 독려하며 조선인 학도들에게 황군이 되라고 역설하는 건 섬뜩할 정도이다.
이처럼 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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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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