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제 삶입니다> 당신과 음식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구황작물
구황작물 · 실패가 일상인 비건 지향인
2024/04/11
나는 때때로 파블로프의 개가 된다. 엄마만 보면 배가 고프다. 그래서 먹고 또 먹는다. 배가 부르지만 음식은 끝없이 들어간다. 포만감과 허기가 동시에 몰려올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끊임없이 음식을 내주던 엄마도 걱정스러운 눈길로 묻는다.

"너 위 안 아프냐? 그렇게 먹어도 괜찮아?"

그녀는 어린 나에게도 묻곤 했다. "넌 내가 밥으로 보이냐?" 하지만 퉁은 잠시뿐. 나의 욕구에 대체로 무관심했던 엄마는 배가 고프다는 말만큼은 무시하지 않았다. 엄마는 언제든 서둘러 음식을 내주었다. 급한 마음에 설익은 밥을 주기도 했지만 나는 맛있게 먹었다. 그녀가 주는 것이라면 뭐든지.

엄마의 엄격한 밥상머리 교육 때문에 편식을 할 수 없었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 하지만 언니의 뚜렷한 기호와 일관되게 골라내는 음식들 앞에서 나는 멈칫하게 된다. 어쩌면 엄마의 교육은 평범했을지도 모른다. 영양소와 건강에 대해 설명하고 때로는 구슬리고 때로는 화도 냈겠지만 그뿐이었을지도.

그것을 깊이 받아들인 것은 나였을 것이다. 그녀를 유난히 무서워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사랑받고 싶었다. 보세요, 나는 당신이 주는 것을 거부하지 않아요, 나를 사랑해 줘요, 쓰다듬어 주고 착하다 말해요.

그 버릇은 여전히 내게 뿌리 깊이 남아 있다. 육식을 지양한 지 여러 해가 지나 이제 나는 동물을 먹고 싶은 욕구를 거의 느끼지 않는다. '식욕'을 말하자면 분명 그러하다. 그럼에도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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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써도 할 말이 남았다는 것에 매일 놀라는 사람. 글 써서 간식 사먹는 사람. 글 써서 밥 먹는 것이 목표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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