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연대기 22: 우리는 이길 준비가 되어있으니까
2024/01/27
사랑과 혐오는 닮아있다.
이유의 유무를 불문하고 사랑과 혐오는 ‘그냥’이라는 건조한 수식어 외엔 설명이 안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사랑과 혐오의 기저에는 자신을 향한 숨은 목적이 있을지언정, 그 수면 위에는 ‘그냥 네가 좋거나 싫다’로 밖에 설명이 안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렇게 혐오는 종종 모든 단계를 건너뛴다. ‘혐오하는데 원인을 제공한 어떤 것’의 존재와 관계없이 감정의 극단으로 단번에 치닫는다. 혐오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논리적인 감정의 서사가 따위는 필요치 않다.
혐오를 땔감으로 일삼는 이들에겐 일단 혐오의 목표물이 정해지면 그들의 손은 가차 없이 칼질하고 쉴 틈 없이 찔러대는 살인마의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 되기 때문에.
혐오가 일상의 에너지원이 되어버린 삶은 그저 무조건적인 공격이 삶의 목표가 되어버린다. ‘내가 그를 싫어해서 욕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욕하는 것 자체로 타인들에게 인정받는 위치’가 되어 무시무시한 전사가 된 자신의 모습에서, 현실에서는 못 느낀 지배력을 실감하고 영향력을 체감하며 잔인하게 찌든 사회적 존재감을 영원히 누리고 싶은 것이다.
혐오는 돈이 되지 않지만, 그들 삶의 활력이 되고, 혐오의 공감과 대댓글 그리고 다른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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