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으로 쓰라는 KBS...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 이게 '공영 가치' 실현인가(오마이뉴스 서부원 기자)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4/01/07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 쓰라는 KBS...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
[주장] 김성진 KBS 방송뉴스 주간, 기자들에 지침 발송... 이게 '공영 가치' 실현인가
오마이뉴스 서부원 기자 24.01.07
   
온 세상에 상서로운 기운이 용솟음친다는 갑진년 청룡의 새해를 이런 어처구니없는 뉴스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는 게 서글프다. 이러다 우리 사회가 극단적인 갈등과 반목으로 두 쪽 났던 작년을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에서 퇴행의 끝을 보려면 아직도 먼 걸까.
또다시 전두환이라는 이름이 소환됐다. 지난해 말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추모 행사를 열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해를 넘기자 이젠 대놓고 '전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뒤에 붙이라는 공식적인 지침까지 하달됐다. 그것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 벌어진 일이다.
   
'전두환 호칭 통일해야?' 언론 자유 부정하는 폭거 

"앞으로 전두환의 호칭은 '씨'가 아니라 '전 대통령'으로 통일해달라."
지난 4일 한국방송(KBS)의 내부 통신망에 김성진 통합 뉴스룸 방송 뉴스 주간의 이름으로 발송된 내용이다. '전 대통령'은 존칭이 아니라 11대, 12대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에 대한 지칭일 뿐이라는 사족도 달았다. 그는 "김일성을 주석으로 부르고, 김정일은 국방위원장, 김정은은 국무위원장으로 부르는데, 전두환만 씨로 사용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딱히 새삼스럽진 않다. 지난 2021년에도 그가 유사한 주장을 쏟아낸 적이 있다. 당시 김 주간은 사내 게시판에 "전두환씨,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일성 주석, 이순자씨, 이설주 여사. 우리 뉴스에서 쓰는 호칭입니다. 이런 호칭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책임있는 분의 답변을 요청드립니다"라고 쓴 바 있다. 
호칭 사용 문제는 편집권에 해당하는 문제로 기자들이 토론과 합의를 거쳐 정해지는 게 상식이다. 상급자의 일방적인 지시로 결정될 사안도 아니려니와 기자에게 상명하복을 강제하는 건 언론의 자유를 부정하는 폭거다.
지난해 말 '정권의 낙하산'이라는 조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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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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