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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습니다] 무법천지 게임 업계, 대체 왜 이래

이종찬
이종찬 인증된 계정 · 청년 노동 활동가
2023/10/19
alookso 유두호


안녕하세요. 이종찬 경기청년유니온 위원장입니다.

게임 <가디언 테일즈> 게임사인 카카오게임즈 모바일이 '이대남'의 '페미 사냥'에 또 굴복했습니다. 지난 7월, 게임 <림버스 컴퍼니> 게임사인 프로젝트문의 굴복에 이어 올해에만 또 하나의 '게임 업계 페미 사냥' 사례가 추가된 겁니다. <가디언 테일즈>는 3년 전부터 본인들의 문제를 두고 페미니즘을 탓하는 데 익숙한 게임입니다.

2020년 2월 24일, 게임 <가디언 테일즈>는 자체 심의 12세 이용가로 출시되었습니다. 선정성, 폭력성, 약물 등의 묘사를 일부 허용하는 12세 이용가 게임이지만 제작사는 이를 비웃듯 온갖 자극적이고도 현실적인 요소를 게임 내에서 더 극단적인 형태로 구현했습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온갖 혐오뿐 아니라, 현실 사회에서 들려오는 비판적 의견을 향한 냉소와 조롱까지도 게임의 서사를 비롯한 게임 전반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대남’으로 요약되는 코호트 내에서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조롱이 심각하게 범람하고 있는데요. 이 글은 그중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조롱을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게임 <림버스 컴퍼니> 사상검증 건으로 게임사가 운영하는 음식점 바로 앞까지 찾아간 사용자. 출처 : SBS 8 뉴스

'페미 사냥' 매년 했다


이 게임이 겨냥한 사용자층은 명백히 ‘이대남’ 코호트이다. 그러나 이 게임이 다른 게임들이 겪은 페미니즘 논란을 겪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게임은 거의 매년 페미니즘 논란을 겪었다. 그럼, 이 논란에 그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가디언 테일즈>가 걸어온 안티페미니즘 강화의 기록을 보면 그들의 대처 방향은 너무나도 명백하다. 그러나 의아하게도 이렇게 안티페미니즘적인 행보를 보였는데 그들은 ‘이대남’ 이용자층으로부터 ‘페미니스트’ 때문에 망한 게임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평가와는 별개로 제작사인 콩스튜디오는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가디언 테일즈>와 그것이 지닌 높은 자산 가치는 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페미니스트 때문에 망했다는 이용자들의 평가는, 이 게임을 쥐락펴락하려는 이용자 집단이 품은 뒤틀린 피해망상의 결과라는 것이다.
광대에서 나쁜 년으로의 변경 및 사상검증을 떠올리게하는 실무진 교체 공지. 출처 : 가디언테일즈 공식 카페


감히 남성을 혐오해? 운영진 누구야!


2020년 7월 30일, 이벤트로 추가된 NPC의 대사에 포함된 ‘걸레(여성 혐오적 의미)’라는 단어가 문제가 되었다. 정확히 하자면, 며칠 뒤인 8월 2일에 양해를 구하는 별도의 공지 없이 ‘걸레’를 ‘광대’로 바꾸는 사건이 더 심각한 문제를 불러들였다. 게임 이용자 중 일부가 당시 상영 중이던 영화 <조커>를 두고 생긴 논란을 바탕으로 '광대'가 남성 혐오적 의미를 담은 단어라고 트집을 잡은 것이다.

그들은 "게임이 여성 혐오를 남성 혐오로 치환했다"고 주장하며, 제작진 내에 페미니스트가 있을 것이라며 근거 없이 추측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점차 확대됐고, 결국 운영진은 ‘실무진 교체’를 공지하고 ‘광대’를 ‘나쁜 년’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차례 패치를 했음에도 논란이 된 표현은 결국 여성 혐오적 의미를 내포한 비속어로 남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페미니즘을 문제시한 ‘이대남’ 코호트와 제작사 사이에 노동자 사상 검증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고 만 것이다.

이후로도 2021년 11월 3일, 12세 이용가라는 게임 이용가에 맞춰 캐릭터 의상 노출도를 줄이는 일러스트 수정 패치도 마찬가지의 공격을 받았다. 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해당 패치와 아무 연관이 없는 페미니즘을 트집 잡아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에서 시위를 벌일 것이라 예고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해당 전시회에 코스튬 플레이어로 참여한 여성의 SNS 기록을 추적해 신상을 털고 그를 공격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았다. 결국 그가 속한 코스프레 팀은 사과의 의미로 행사 수익 전체를 기부한다고 밝혔고, 신상이 털린 코스튬 플레이어는 SNS 계정을 삭제하기에 이른다.
가디언테일즈의 등급인 12세 이용가를 맞추기 위해 노출도를 줄인 패치 내용


이 게임 내에서 최근 또 같은 이슈로 문제가 발생했다.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개최한 게임 의상 일러스트 공모전에서 운영 측은 1위 작품을 포함한 5개 작품을 게임에 구현하겠다고 공지했다. 1위 한 작가의 SNS에서 세 달 전 프로젝트 문 사의 <림버스 컴퍼니>에서 최근 벌어진 사상 검증 사태에 대한 비판 게시물을 찾아낸 이들은 그것을 빌미로 사측에 항의했다. 2년 전 코스튬 플레이어의 신상을 턴 것처럼 또다시 악성 게임 이용자들이 1위를 수상한 작품 작가의 신상을 턴 것이다.

결국 <가디언 테일즈> 운영진은 작가에게 통보도 없이 작품을 게임 구현 대상에서 제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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