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2/10/02
쉼이 되어주는 바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글쓰기는 하루를 마무리 하는 
일종의 의식 같은 것이었습니다.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쏟아지는 눈꺼풀에 마지막 힘을 주어
책상에 앉아 키보드에 손을 얹고
 
오늘 내가 어떤 생각들을 했는지 
무엇이 기뻤고, 왜 화가 났는지를 떠올리며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쳐내곤 했습니다.
 
심호흡을 통해 호흡을 가다듬듯이,
그저 빨리 달리느라 
숨이 찼던 마음을 정돈하는, 
 
'쉼을 위한 호흡'이
저에게는 글쓰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글을 쓰는 것 마저도 너무 힘을 썼는지
쓰고 나면 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더 힘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글쓰기마저 잔뜩 힘주어
무언가 꼭 써내야만 한다는 강박감에
뜀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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