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아서.

아영
아영 · Jmestory
2022/09/13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아서.

부모의 사랑은 해가 되고, 은혜는 촉촉한 비가 되어 어린 나무는 뿌리를 깊게 내리고, 쑥쑥 자란다. 해가 잘 들지 않고, 비도 잘 내리지 않아 척박한 환경 속에서 자라는 어린 나무는 뿌리를 땅속에 겨우 내리고, 바람이 불면 이리저리 흔들리며 힘겹게 자란다.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지 못해 안정감이 없던 어린 나무의 첫 사회생활이 시작되었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 1학년 병아리'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다. 어느 날 반 친구 한 명이 글씨를 똑바로 쓰지 못한다는 이유로 선생님께 맞아 교실 앞에서 끝까지 날아가 처박히는 모습을 본 후, 입을 닫아버렸다.

    교사의 체벌이 허용되고, 사랑의 매가 존재하는 시절이었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존경해서 그의 권위에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 어쩔 수 없이 말을 들어야 했다. 언제 분필과 지우개가 날라 올지 모르는 교실은 나에게 전쟁터 보다 더 공포스러운 곳이었다.
 
   인어공주는 사랑하는 왕자님을 위해 마녀에게 목소리를 주었지만, 나는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목소리를 빼앗겼다. 일년 내내 학교에서 내 목소리를 들어본 친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반에서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말 없는 조용한 아이가 바로 나였다.

    '금쪽같은 내새끼'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선택적 함묵증'(특정 상황에서 말하기를 거부하는 증상) 아이가 나왔다. TV를 시청하며 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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