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6
재랑님 오랜만에 글 올려주셔서 반갑게 잘 보고 있어요. 여전히 잘 읽히는 글... 재밌습니다.
한때 국립국어원에서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써야 한다고 발표했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발하자 슬그머니 짜장면도 허용하는 걸로 했었지요. 언어라는 게 사실 사회적 약속이고, 태어나고 성장하고 또 사라지고 하듯이. 법이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법들이 조금씩 달라지고 그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듯이. 법이란 게 영원불멸은 아니니까.
제가 보기엔 우리 국어는 특히 맥락에 강한 언어라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사랑해.
라는 문장들이 모두 바른 표현이 아닐까요? 주어 목적어 서술어가 굳이 갖춰져야 하는지... 궁금.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어를 가르치...
한때 국립국어원에서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써야 한다고 발표했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발하자 슬그머니 짜장면도 허용하는 걸로 했었지요. 언어라는 게 사실 사회적 약속이고, 태어나고 성장하고 또 사라지고 하듯이. 법이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법들이 조금씩 달라지고 그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듯이. 법이란 게 영원불멸은 아니니까.
제가 보기엔 우리 국어는 특히 맥락에 강한 언어라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사랑해.
라는 문장들이 모두 바른 표현이 아닐까요? 주어 목적어 서술어가 굳이 갖춰져야 하는지... 궁금.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어를 가르치...
학교문법에 관한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덕분에 필수적 부사어에 대해서 다시 찾아보게 되었어요.
그가 무엇을 주더냐? : 틀린 문장
그가 너에게 무엇을 주더냐: 맞는 문장
필수적 부사어의 장점은 문장의 의미를 분명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
하지만 용어의 의미 자체도 모호한 것이
그렇게 꼭 필요하다면 왜 '필수 부사어'라고 하지 않고 '필수적이라고 했을까요?'
그냥 궁금..... 합니더.
국립국어원에 물어 봐야겠어요~~^^
국립국어원, 욕 많이 먹지요 ㅎㅎ;; 근데 국어 강사로서 조금 변호해보자면(?) 억울한 면이 없진 않은 것이 사실 국립국어원이 문법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지키라고 시킨다기보단, 사람들이 써왔던 언어들을 국립국어원은 법칙으로 정리해서 말할 따름이거든요. 다만 시간적 차이가 있을 순 있겠죠. 짜장면을 허용한 것도, 사람들의 변화한 언어환경을 반영한 거구요(물론 좀더 빨리 해줬으면 좋을 뻔 했죠 ㅎㅎ;). 사람들이 쓴다고해서 다 허용할 수는 또 없는 것이, 지금 몇몇 사람들이 무조건을 '무적권'으로 쓴다고해서(보면 정말 많이 쓰긴 하더라구요 ...) 그걸 바로 허용해줄 수는 없잖아요. 저걸 허용하는 순간 어근의 원형이 파괴되기 때문에 ...
말씀하신 것마따나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므로 사회 변화에 따라 자연스레 변하겠지요. 다만 그 '자연스런' 변화가 어디까지인지는 사람들마다의 인식 차가 있을 것이고, 우리나라에선 국립국어원이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국립국어원의 기준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요. 저도 너무 교조화되는 면은 있다고 생각하지만(수능, 공무원 국어 시험이 문제입니다...), 그래도 언어를 관리하는 이런 국가 기관은 우리나라나 프랑스 정도만 있다는 점에서 나름 자국어에 대한 애정이 이만큼 가득한 나라가 또 있을까 싶긴 하구요. ^^; (물론 언어에 대한 지나친 국가주의적 개입이라는 비판도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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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얘기입니다만, 말씀해주신 문장("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사랑해.")은 다 되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어는 맥락에 강한 언어라 분명한 대상만 알 수 있다면 생략이 자유로운 언어입니다. 요게 또 한국어로 쓴 글의 맛을 살려주는 지점이 있지요. 적절한 생략은 긴장감을 주니까요. 그리고 사실 그 생략이 가능한 이유는, 영어에는 없는 '조사' 때문이기도 합니다. 영어에서 "You love me"는 되도 "Me love you"는 안 되잖아요. 하지만 한국어는 "너는 나를 사랑한다"도 되고 "나를 너는 사랑한다"도 되지요. 조사만 분명하면 위치조차 자유롭죠. 그래서 한국인들에겐 주어를 생략한 "너를 사랑한다"는 문장이 어색하지 않지요. 영어에선 주어가 없어져버리면 그냥 명령문이 돼구요. ((Do) love you)
그러므로 문법을 알면 한국어만이 가진 언어적 특성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조금 더 풍부한 문장의 글쓰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그래서 사실 ... 문법을 그렇게 경시하진 못할 것 같아요. ^^ 마지막에 말씀하신 문장은 사실 둘 다 틀렸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나 "저는 국어를 가르치고 있어요."나 둘다 필수적 부사어에 해당하는 '-에게'가 없어서요. (어이가 없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와 '학생에게'는 또 달라서요 ... ㅠㅠ)
물론 이렇게 말하면 그게 뭐 중요하냐 의미만 통하면 되지, 라고들 말씀하시고, 사실 저도 딱히 다르게 생각하진 않는데요. 해서 평상시에는 이렇게 기계적으로 문법을 꼭 지켜야한다고 생각진 않습니다(다만 학생들이 문법 시험 쳐야할 때는 좀 ... 뭐라고 하는 편입니다 -_-;;). 그리고 여기서 말한 '가르치다'는 동사는 좀 극단적인 예시라 ... 저도 보면서 '씨팔'이라고까지 욕을 했었네요(죄송합니다;;). 다만 제가 잊지 않으려는 건, 이렇게 문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그동안 몰랐던 한국어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일이 분명히 있었고 그러므로 문법이라든가 한국어를 배운다는 것 자체를 소홀하게 하지는 말자, 문법이 '무용'하다고 말하지는 말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평상시 관심 많은 주제라 또 말이 많았습니다 ... 죄송합니다 ㅠㅠ
국립국어원, 욕 많이 먹지요 ㅎㅎ;; 근데 국어 강사로서 조금 변호해보자면(?) 억울한 면이 없진 않은 것이 사실 국립국어원이 문법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지키라고 시킨다기보단, 사람들이 써왔던 언어들을 국립국어원은 법칙으로 정리해서 말할 따름이거든요. 다만 시간적 차이가 있을 순 있겠죠. 짜장면을 허용한 것도, 사람들의 변화한 언어환경을 반영한 거구요(물론 좀더 빨리 해줬으면 좋을 뻔 했죠 ㅎㅎ;). 사람들이 쓴다고해서 다 허용할 수는 또 없는 것이, 지금 몇몇 사람들이 무조건을 '무적권'으로 쓴다고해서(보면 정말 많이 쓰긴 하더라구요 ...) 그걸 바로 허용해줄 수는 없잖아요. 저걸 허용하는 순간 어근의 원형이 파괴되기 때문에 ...
말씀하신 것마따나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므로 사회 변화에 따라 자연스레 변하겠지요. 다만 그 '자연스런' 변화가 어디까지인지는 사람들마다의 인식 차가 있을 것이고, 우리나라에선 국립국어원이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국립국어원의 기준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요. 저도 너무 교조화되는 면은 있다고 생각하지만(수능, 공무원 국어 시험이 문제입니다...), 그래도 언어를 관리하는 이런 국가 기관은 우리나라나 프랑스 정도만 있다는 점에서 나름 자국어에 대한 애정이 이만큼 가득한 나라가 또 있을까 싶긴 하구요. ^^; (물론 언어에 대한 지나친 국가주의적 개입이라는 비판도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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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얘기입니다만, 말씀해주신 문장("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사랑해.")은 다 되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어는 맥락에 강한 언어라 분명한 대상만 알 수 있다면 생략이 자유로운 언어입니다. 요게 또 한국어로 쓴 글의 맛을 살려주는 지점이 있지요. 적절한 생략은 긴장감을 주니까요. 그리고 사실 그 생략이 가능한 이유는, 영어에는 없는 '조사' 때문이기도 합니다. 영어에서 "You love me"는 되도 "Me love you"는 안 되잖아요. 하지만 한국어는 "너는 나를 사랑한다"도 되고 "나를 너는 사랑한다"도 되지요. 조사만 분명하면 위치조차 자유롭죠. 그래서 한국인들에겐 주어를 생략한 "너를 사랑한다"는 문장이 어색하지 않지요. 영어에선 주어가 없어져버리면 그냥 명령문이 돼구요. ((Do) love you)
그러므로 문법을 알면 한국어만이 가진 언어적 특성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조금 더 풍부한 문장의 글쓰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그래서 사실 ... 문법을 그렇게 경시하진 못할 것 같아요. ^^ 마지막에 말씀하신 문장은 사실 둘 다 틀렸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나 "저는 국어를 가르치고 있어요."나 둘다 필수적 부사어에 해당하는 '-에게'가 없어서요. (어이가 없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와 '학생에게'는 또 달라서요 ... ㅠㅠ)
물론 이렇게 말하면 그게 뭐 중요하냐 의미만 통하면 되지, 라고들 말씀하시고, 사실 저도 딱히 다르게 생각하진 않는데요. 해서 평상시에는 이렇게 기계적으로 문법을 꼭 지켜야한다고 생각진 않습니다(다만 학생들이 문법 시험 쳐야할 때는 좀 ... 뭐라고 하는 편입니다 -_-;;). 그리고 여기서 말한 '가르치다'는 동사는 좀 극단적인 예시라 ... 저도 보면서 '씨팔'이라고까지 욕을 했었네요(죄송합니다;;). 다만 제가 잊지 않으려는 건, 이렇게 문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그동안 몰랐던 한국어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일이 분명히 있었고 그러므로 문법이라든가 한국어를 배운다는 것 자체를 소홀하게 하지는 말자, 문법이 '무용'하다고 말하지는 말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평상시 관심 많은 주제라 또 말이 많았습니다 ... 죄송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