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를 들으며 뛰곤 한다

이건해
이건해 · 작가, 일본어번역가. 돈과 일을 구함
2023/05/29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음성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데 내 주변 친구들은 그렇게까지 젊은 세대도 아니고, 그렇다고 운전자가 많은 것도 아닌 터라 실감은 잘 되지 않는다. 이번에 무슨 특별 라이브 방송을 한다거나 그런 방송이 너무 재미있었다는 등의 소식은 항상 뜬소문을 날라주는 트위터로만 들려와서, 신빙성에 묘한 구멍이 나 있다.

그나저나 요즘 같은 영상 콘텐츠 대폭발의 시대에 갑자기 왜 음성 콘텐츠가 뜨고 있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이 유행이 시각적 스낵컬처의 피로도에 의한 반발, 낮은 창작자 진입 비용 덕이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말도 맞다 싶은 한편으로 나는 다른 이유도 덧붙이고 싶다.

뉴스를 틀어놓고 유튜브를 보거나 유튜브를 틀어놓고 게임을 하는 등의 다중 작업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어차피 눈으로 보지도 않는 걸 자꾸 이것저것 골라서 트느니 라디오를 긴 걸로 들어도 괜찮지 않나?’ 라고 느끼게 된 게 아닌가 하는 게 내 생각이다. ‘난 이제 넌더리 나는 유튜브 말고 팟캐스트를 들을 거야!’하고 봉기하듯 나섰다기보다는, 심리적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는 뜻이다. 애초에 유튜브에도 ‘살빠지는 주파수’ 등등 음성 콘텐츠가 많이 올라오기도 하고. 어쨌든 유튜브 망하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망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소리를 염불처럼 외우고 다니는 나로서는 좋은 소식이다.



나도 요즘은 운전자도 아니면서 팟캐스트를 열심히 듣고 있다.  예전에 영화 관련 팟캐스트와 일본 성우 방송을 꾸준히 듣다가 뜸해진 이후로 한참만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팟캐스트를 듣게 된 계기를  찾자면, 과학 교양 방송인 “과학하고 앉아있네” 유튜브 채널에서 역으로 유입되어 본가 콘텐츠인 팟캐스트까지 듣기 시작한 것을 뽑을 수  있겠다.

그런데  운전도 안 하는 사람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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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미스터리를 주로 쓰고 IT기기와 취미에 대한 수필을 정기적으로 올립니다. 하드보일드 미스터리 소설 “심야마장-레드 다이아몬드 살인사건”으로 데뷔. SF호러 단편소설 ‘자애의 빛’으로 제2회 신체강탈자문학 공모전 우수상. 제10회 브런치북 출판공모전 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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