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오피니언 [송평인 칼럼] 불편한 대통령(동아일보 송평인 논설위원 2023-07-26)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7/27
동아일보-오피니언 [송평인 칼럼] 불편한 대통령
   
동아일보 송평인 논설위원 2023-07-26
   
육참총장 공관 수염 날리며 다녀간 사람
천공은 아니었지만 관상쟁이 풍수가
손바닥 王자에서 관저 吉凶 보기까지
왕조 때도 드문 일이 공화국에서 벌어져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기고 토론회에 나왔을 때만 해도 예상치 못한 이질적인 행태에 께름칙한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지나갔다. 그러나 청와대 이전에 이어 대통령 관저 선택에까지 주술이 개입한 증거가 나왔다. 조선 왕조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주술에 사로잡힌 국가 지도자를 근대 공화국에서 보고 있다.
구한말의 민비는 국(國)무당을 세우고 내외치(內外治)의 만사를 의논한다고 해서 지탄을 받았다. 민비 이전에도 주술에 빠진 왕비와 후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세자 시절부터 경연 등을 통해 유교 교육을 받은 왕들은 왕비나 후궁이 무속에 빠지면 별궁에 가둬 버릇을 고치고, 심하면 폐하여 사가(私家)로 내쫓고, 더 심하면 사약을 내리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의 한 녹취록에는 스스로를 비범한 무속인으로 자처하면서 청와대는 터가 좋지 않아 들어가지 않을 거라는 취지로 단호히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선된 뒤 대통령 집무실이 채 마련되지 않았음에도 임시로라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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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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