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의당은 왜 사과를 하는 걸까?

 녹색정의당이 무릎을 꿇은 걸 두고 적어도 내 SNS 계정에서는 온갖 얘기들이 오갔다. 대체로 비판자들은 조롱하고, 지지자들은 못마땅해 하는 듯하다. 인상비평을 하자면 '모호하다'는 느낌이다. 뭘 잘못했다는건지, 누구에게 사과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허공에 매달려 가닿지 못한 메시지를 두고 여기저기서 한두 마디씩 덧붙이고 있다. 비판자는 자신이 옳았다는 확신만 얻을 뿐이며, 지지자들은 맥이 풀리는 이 사과를 왜 계속 하는걸까? 전부터 김준우 대표든 김찬휘 대표든 좀더 강하게 내질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럴 생각은 없는 듯하다. 아무래도 내부 사정을 모르니 어떤 근거에 기초해서 이런 의사결정이 도출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뜬금없고 모호하다. 일반 시민의 관점에서 볼 때 녹색정의당은 관심의 바깥에 있다. 모르는 사람이 와서 갑자기 사과를 하면 수용보다는 되려 반발이 먼저 드는 게 인지상정이다. "왜 저러지?"라는 반발감을 들게 할거라면 안하느니만 못하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궁금한 건 도대체 이 사과가 누구를 위한 것이며, 도대체 왜 사과를 하냐는 것이다. 비판자들 말처럼 0.7%의 표차로 윤석열이 당선되는데 '기여'한 걸 사과하는건가? 왜 사과하는가? 세계관이 다른 정당이 후보를 내고 평가를 받는데 민주당 지지자들이 무슨 권리로 뭐라 하는가? 사과할 일이 아니다. 아직 세력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1980년대적 세계관에서 허우적거리는 정신지체들의 흰소리에 부화뇌동할 필요가 없다. 다행히 이런 이유로 사과하는 건 아닌 듯하다. 그러면 뭘 사과하겠다는건가? 누구한테 한다는건가? 사과의 방향성이 모호하니 가닿지를 않는다.

 내가 보기에 사과를 해야 된다면 노회찬-심상정이 2010년대부터 추구했던 민주당과의 연대를 전제로 한 선거제도 개혁이 위성정당의 난립으로 실패하였던 것을 비판적으로 복기하는 과정에서 해야 된다. 지지자들에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연대하여 선거제도의 개혁을 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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