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거리 저 거리 각 거리

천사 만사 다 만사

조리 김치 장독간 총채 비 파리 딱

한 다리 두 다리 세 다리

인사 만사 주머니 끈

칠 팔월에 무 서리 동지섣달 대 서리

 

여러분, 다리 빼기 놀이를 아시나요?

저는 어릴 때, 외할머니와 이 놀이를 '이 거리 저 거리 각 거리' 노래를 부르며 참 많이 했습니다.

(새벽 감성에 흠뻑 취했는지 갑자기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저희 부모님은 두 분 다 일을 하셨어요.
그래서 같이 살고 있던 외할머니와 이웃 어른들이 늘 저희 4남매를 돌봐주셨습니다.
제가 5살 때, 외할머니의 연세는 87세셨어요.
연세가 많으셨던 만큼 무릎도 많이 안 좋으셔서 거동이 불편하셨죠.
그런 외할머니께서 저희 4남매와 놀아 줄 수 방법은 앉아서 하는 이 놀이뿐이었을 겁니다.
같은 놀이만 하면 금방 질릴 법도 한데, 저는 할머니와 함께하는 다리 빼기 놀이가 정말 재밌었어요.
그래서 매일매일 할머니께 다리 빼기 놀이를 하자고 졸라댔죠.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놀이가 재밌기도 했겠지만, 정말 좋았던 건 외할머니와 함께하는 시간 그 자체였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그냥 외할머니 껌딱지였던 것 같네요.)


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외할머니는 화장실에서 발이 미끄러지면서 넘어지셨고, 그 충격으로 골반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