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노리는 공포영화 속 악마에 대한 몇 가지 가설들.
2022/12/13
악마의 손아귀에 넘어간 아이들은 수많은 영화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컬트 영화의 새 지평을 연 <엑소시스트>에서는 고작 12살밖에 되지 않은 리건이 귀신에 들리고 만다. <폴터가이스트>에서는 악령이 어린 막내딸에게 접근해 온갖 이상현상을 일으킨다. <인시디어스>는 악령에게 빼앗긴 아들을 되찾기 위한 아버지의 눈물겨운 사투를 보여주며, <유전>은 아들에게 강림하는 대악마 파이몬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오멘>은 악마에게 아이가 신체를 강탈 당하는 이야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아예 아이로 태어난 악마를 그린다.
한국 영화라고 해서 그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유약한 아이와 청소년은 언제나 악마들의 희생양이다. <검은사제들>에 등장하는 마르베스는 여고생 영신의 몸에 빙의한다. <곡성>은 시골 경찰 전종구의 딸 효진이가 귀신에 들리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다룬다. <폰>에서는 주인공 친구인 호정의 딸 영주에게 귀신이 들리는 사건이 등장하며, <사바하>의 주인공 금화는 자신의 다리를 뜯어 먹으며 태어난 '그것'과 함께 살아간다. 이처럼 악령과 귀신은 늘 어린이들을 탐하려 한다. 그들은 좀처럼 완전한 성인남녀를 노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들의 눈에 번뜩이는 사냥감은 오직 오롯이 성장하지 못한 어린이들뿐이다.
세상를 파괴하려는 악마의 음흉한 목적을 생각해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선택이다. 왜 하필 성장도 채 끝나...
「악당출현」은 영화 속 악당을 통해서 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영화들을 장식하는 다양한 악인을 바라보며 과연 삶 속에서 악이 어떻게 표출되는지를 지켜보고자 합니다.
악의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는 악당의 서사를 뒤에서 찬찬히 따라가면서 그들의 면면을 요리조리 살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