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2/07/27
더운데 고생이 많으시네요
갑자기 날아간 파일은 복구가 안되겠죠 라고 물으면 
연하일휘님은
다시 해야 줘 뭐 이렇게...

모든 물건엔 주인이 있잖아요.

목이 늘어난 스웨터는 조임 없이 헐렁해 내 몸처럼 편안합니다
낡은 양말을 신는 것도 좋아합니다 자꾸만 흘러가긴 하지만 발목에 양말 자국이 남지 않으니까요

적당히 끝이 뾰족해진 4B연필을 사랑합니다
날카로운 끝으로 선을 긋고 무뎌진 쪽으로 면을 채우는 자유로움에 취하곤 하니까요

연하일휘님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요...
머릿속이 반숙이 될 거처럼 뜨거워져서 저는 일하다 긴 한숨을 몰아쉬곤 했네요.

저는 낡은 것들을 쓰는 사람들을 존경합니다

그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털이 예쁜 강아지라든가 낡은 컴퓨터에게 조금 더 힘을 내보라며 말을 거는 ..
또한, 스르르 꺼져 버린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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