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 - 이상
2023/01/15
이런 시詩
이상
역사(役事)를 하노라고 땅을 파다가 커다란 돌을 하나 끄집어 내어놓고 보니
도무지 어디서인가 본 듯한 생각이 들게 모양이 생겼는데
목도들이 그걸을 메고 나가더니 어디다 갖다 버리고 온 모양이길래
쫓아나가 보니 위험하기 짝이 없는 큰 길가더라.
그날 밤에 한 소나기 하였으니 필시 그 돌이 깨끗이 씻겼을 터인데 그 이튿날 가 보니까 변괴로다 갈 데 온 데 없더라
어떤 돌이 와서 그 돌을 업어갔을까 나는 참
이런 처량한 생각에서 아래와 같은 작문을 지었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