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생태계의 관점에서 AI : 구원자인가 점령군인가?
2023/12/04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를 명령어 몇 개로 만들어준다. 문장으로 무언가를 시키면 역시 문장으로 대답해 준다. 찬사가 이어지고 연이어 갈등이 폭발한다. 생성형 AI가 이미지와 문장을 만들어준다면 그동안 그 일을 하는 사람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실존적 공포가 주변을 떠돌았다.
기술의 놀라운 발전
건물 크기만한 컴퓨터가 있을 때부터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1956년 다트머스 대학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컨퍼런스가 개최된 이후 AI 연구는 1970년대까지 크게 붐을 이루었다. 1966년 MIT 인공지능 연구소의 조지프 와이젠바움(Joseph Weisenbaum)은 대화가 가능한 프로그램 엘리자(ELIZA)를 개발하기도 했다. 획기적인 미래가 열릴 것 같았지만 쉽지 않았다. 희망과 절망이 반복되었다. AI의 봄과 겨울이 반복되었다. 그러다 컴퓨터 프로세스의 처리 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인터넷 발전으로 대량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AI의 신기원이 열렸다. ‘이미지’의 구현은 2016년 구글딥마인드가 이미지 인식 기술를 발표하며 우리 옆으로 성큼 다가왔다.
사람은 특정 대상을 이해하는데 수천장의 사진이 필요 없지만 컴퓨터는 다르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대상을 인식하지만 AI는 대상을 인식하기 위해서 수많은 개 사진에서 특징을 추출하여 유사도를 측정하고 분류하는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술이 신경망 아키텍쳐다. 구글딥마인드의 이미지 인식 기술은 컨볼루션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을 사용했다. 이후 더 적은 수의 데이터로도 학습이 가능하도록 신경망 아키텍처가 발전하고, 데이터 증강 모델이 등장했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 즉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을 시스템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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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한국만화, 일본만화, 웹툰, 그래픽노블 등)를 좋아합니다. 보고, 연구하고, 글을 씁니다. 2020년부터 서울웹툰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