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보고 싶지만 욕은 듣기 싫습니다

이건해
이건해 · 작가, 일본어번역가. 돈과 일을 구함
2023/04/03
세상에 OTT야 많고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자주 이용하는 것은 넷플릭스와 왓챠다. 왓챠는 스트리밍 서비스는커녕 큐레이션 서비스의 앱조차 나오지 않았을 때부터 이용하고 운좋게 스트리밍 서비스 런칭 파티까지 가봤기에 고향 친구 같은 애착이 있는데, 콘텐츠도 ‘그 작품 다시 보고 싶은데’ 싶을 때 있을 확률이 높아서 그럭저럭 만족하는 편이다. ‘옛날부터 우리동네에서 시네필이 운영하는 비디오 대여점’ 같은 느낌이랄까.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적당한 비유인 것 같다.

한편 넷플릭스는 너도나도 이야기하는 장안의 화제작을 내놓을 때가 많아서, 문화 콘텐츠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안 보면 뒤쳐지는 느낌이 들기에 계속 이용하게 된다. 꼭 창작 문제가 아니더라도 종종 친구들을 만나서 잡담하고 놀 때 가장 무난한 화제를 제공하기도 한다. 볼거리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요즘 시대에 공중파 같은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넷플릭스가 아닌가 싶다. 아무리 뒤져봐도 볼 만한 것만 많고 볼 건 없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그래도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넷플릭스에서 내가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콘텐츠 자체보다 다국어 더빙이 많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나는 뭔가를 재생했다 하면 그게 한국 드라마라 할지라도 일단 일본어로 더빙되어 있는가부터 확인하곤 하는데, 여기엔 일본어 번역에 참고하고자 한다는 직업적 이유 말고도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한국어 욕설을 듣지 않을 수 있다는 것.

한국인이면서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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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미스터리를 주로 쓰고 IT기기와 취미에 대한 수필을 정기적으로 올립니다. 하드보일드 미스터리 소설 “심야마장-레드 다이아몬드 살인사건”으로 데뷔. SF호러 단편소설 ‘자애의 빛’으로 제2회 신체강탈자문학 공모전 우수상. 제10회 브런치북 출판공모전 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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