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OTT 자랑

이건해
이건해 · 작가, 일본어번역가. 돈과 일을 구함
2023/04/07


디즈니 플러스 상륙 이후로는 OTT 증식이 뜸한 듯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이런 식으로 구독하는 서비스가 하나씩 늘다 보니 까짓거 못 낼 것도 없지 싶은 금액의 폭풍에 휘말리는 것 같다. 게다가 가족 공유로 부담을 줄이곤 있지만, 가끔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째 그건 요즘 전혀 안 보는 것 같은데 해지하면 안 되나?’ 싶을 때도 적지 않다. 그러나 딸린 계정들을 생각해보면 어느날 갑자기 해지할 수도 없다. ‘요즘 내가 안 써서 구독을 정지할 테니 그렇게 알고 다음달에 알아서 구독을 하든 그만 보든 하시오’라고 일일이 공지를 하는 것도 매정하고 야박한 건물주가 된 기분이다. 딱히 불합리한 일도 아니지만 상대를 약간 귀찮은 선택의 기로로 내몬다는 점에서 나 자신도 좀 피하고 싶은 일이다.
 
 그리하여 어찌저찌 서너 가지 서비스를 동시에 구독하는 상태가 되기도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애니메이션은 보고 있어도 흥이 나지 않는 정도를 넘어서 볼게 넘쳐나는데 꼭 이걸 봐야 하나 하는 생각마저 드는지라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는 모두 포기하고 돌아보지도 않게 되었다. 다른 경로로 화별 결제도 가능한 때가 많아 묘한 계산을 하게 만드는 게 피곤스럽기도 했다. 화별 가격을 아니까 ‘대충 하루에 한 편 정도는 봐야 본전인데?’라는 식으로 따져보게 되고, 결국 어지간히 볼 게 많은 시즌이 아니면 구독을 하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까지 볼 게 많은 시즌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이 문제라기보다는, 오래도록 애니메이션을 보아온 탓에 어지간해선 식상하게 느끼는 탓이리라.
 
 그런데 볼 게 적은 시즌이라고 화별 결제를 해서 볼 작품을 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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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미스터리를 주로 쓰고 IT기기와 취미에 대한 수필을 정기적으로 올립니다. 하드보일드 미스터리 소설 “심야마장-레드 다이아몬드 살인사건”으로 데뷔. SF호러 단편소설 ‘자애의 빛’으로 제2회 신체강탈자문학 공모전 우수상. 제10회 브런치북 출판공모전 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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