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들빼기 김치는 사랑을 싣고...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0/24
꼬들빼기 김치를 조금 꺼내 조심스레 접시에 담는다. 작은 반찬통에 들어있는 김치를 앞으로 몇 번 더 먹을 수 있을까 가늠해본다. 접시에 담은 이 작은 양은 오로지 남편을 위한 배려다. 귀하디 귀한, 나는 담글 줄을 모르고 담글 생각도 못하기에 더 귀하신 몸인 고들빼기김치는 문해교육자 수업을 함께 받은 동료에게서 얻은 것이다.
우연히 함께 점심도시락을 먹게 된 그녀는 나의 말씨를 듣고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다. 대구라고 대답하자 급 반색을 하며 자기도 대구 사람이라며  그때부터 꼬치꼬치 호구조사에 들어갔다. 나이부터 출신학교 살았던 동네까지 확인을 한 후 내가 나이가 4살이 많다는 걸 알고 갑자기 언니라고 부르며 후배 모드로 돌아섰다. 언니 노릇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어색하기만 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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