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채광석 3주기 그 삶과 문학 ◆ 진보적 문학운동의 선구자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2/23
◆ 기획특집-채광석 3주기 그 삶과 문학 ◆
   
   
진보적 문학운동의 선구자
   
   
박선욱
   
빗줄기가 내려꽃히고 그 사이로 자동차와 가로등과 상점의 불빛이 부서져 흐르더군요. 문득 반짝이며 흐르는 불빛 속에서 형의 웃는 얼굴이 보였습니다.
언제인가요? 형과 제가 처음 만난 그날이. 아마 84년 가을쯤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당시 우리는 ‘8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이하 자실) 개편 총회를 앞두고 막 준비위원회 활동을 개시할 참이었는데, 형은 준비위원회의 젊은 측 좌장 혹은 중심축의 위치에 있었고 저 역시 말석에서나마 그 모임에 참여하고 있었으니까요.
형을 처음 본 순간, 아니 그 이후로도 보면 볼수록, 저는 형의 비교적 준수한 용모와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놓고 사람좋게 웃는 웃음, 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순정한 가슴으로 선후배 및 동료들을 뜨겁게 끌어안는 ’채광석식 사랑법‘에 깊이 끌려 들어갔습니다.
마치 한 집안의 맏형에게서 느껴지는 것과 같은 든든함과 미더움, 조건없는 신뢰감이 형을 가까이 하면 할수록 제 온몸에 꽉 차오름을 느꼈었지요.
우리는 당시 음식점에서 자주 모였었고 회의를 할 땐 자못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느라 열띤 토론과 논쟁의 파도를 넘나들기도 했는데 형은 예의, 세칭 ‘논객’다운 조리와 언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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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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