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의 살림꾼, 독립운동가들의 큰누이 - 남자현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4/10
영화 <암살>의 '안옥윤'(전지현 역) 캐릭터의 모티프가 된 남자현. 출처-한국영상자료원(왼쪽 사진), 공훈전사사료관(오른쪽 사진)
내일 4월 11일은 백네번째 맞는 '임시정부수립기념일'이다. 독립운동가들 중에는 김구, 유관순, 안창호, 윤봉길, 안중근처럼 온국민이 다 알고 기리는 위인들도 있지만, 아쉽게도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숨겨져 있는 이들이 더 많다. 오늘 소개할 '남자현'도 그런 인물 중에 한 명이다. 남자현은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당시 임시정부 내에서는 가장 신망 높고, 궂은일을 마다않은 독립운동가였다.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 배우가 연기한 '안옥윤'이라는 캐릭터의 실존인물로 소개돼 그나마 이름이 좀 알려졌다. 남자현은 임시정부 활동 당시에도 젊은 혈기로 똘똘 뭉친 다른 청년들보다 나이도 훨씬 많아, 독립운동가들 사이에서 '어머니' 혹은  '큰누이'로 불리기도 했다. 일본과의 관계가 하수상한 시기에 임시정부수립기념일을 맞아 새삼 '남자현'의 파란만장한 삶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영화 <암살>에서 불리한 여건에서도 저항을 포기하지 않는 그에게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물었을 때, 안옥윤이 답한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그래도 알려줘야지.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고." 

임시정부 독립운동가들의 숨겨진 리더, 남자현(南慈賢, 1872~1933)
   
가려진 존재,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운명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 정치에 대한 고전적 정의 중 하나다. 시카고 대학 ‘데이비드 이스턴’ 교수의 말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 문장에서 ‘사회’와 ‘가치’와 ‘배분’이라는 어휘 중 하나를 골라 ‘정치’의 개념을 설파하곤 한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나 태도를 대변하기 위한 일종의 전유(專有)이다. 하지만 이 설명 항에서 실상 가장 중요한 의미는 ‘권위’란 말에 담겨 있다. ‘권위’란 단순히 우월적 지위나 힘을 지시한다기 보다, 집단과 조직의 방향과 행동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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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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