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06
나는 논쟁하면서 예의를 따지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누가 한 이야기를 비판하는데 상대방이 예의를 걸고 넘어지면 힘이 빠지는 일이다. 하지만 혁명읽는사람님의 글은 도가 지나치다.
혁명읽는사람님이 쓰신 글의 서두이다.
혁명읽는사람님이 쓰신 글의 서두이다.
'서툰댄서'님과는 일전에 조성주와 관련해서 글을 주고받은 적이 있어 기억을 하고 있다. 딱히 대화가 통하는 것도, 그렇다고 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도 아니고, 이번 글에 대한 이해도 역시나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기에 무시하려 하였다. 하지만 나 자신이 타인에게 무시당할 때의 아픔을 알기에 구태여 짧게라도 답변을 적어보았다. 부디 이번에는 대화가 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이런 식의 글쓰기가 좋은 대화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혁명읽는사람과의 과거 글을 주고받은 때를 내 입장에서 회상하자면, 혁명읽는사람님은 현학과 수식이 많고 논리와 비약이 섞여 있어 이해하기가 어려운 글을 쓰면서 읽는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덜떨어진 취급만 한다. 자기 글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상대방의 논리는 제대로 이해하려고 들지도 않고 본인이 재단한 방식대로 엉뚱한 비판을 한다.
이것이 나의 주관적 감상이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굳이 글을 쓰면서 할 필요가 있을까? 대화가 통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런 식으로 주관적인 단정에 근거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일부터 자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글 전반에 들어간 공격적이고 모욕적인 표현들을 일일이 다 지적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짐작해 보건데 나는 혁명읽는사람님이 합리적 소통에 대한 기대를 하는 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방은 깔아뭉개고 이쪽 편에는 권위를 실어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혁명인지 공동체의 발전인지 잘 모르겠지만)에 힘을 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렇게 최대한 선의로 이해해 본다. 이런 공격적 언사들은 상대방이나 중립에 서 있는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의와 공감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우리 편의 기를 살리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
궁금하고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 배우고자 노력하고, 깨달아지는 것이 있으면 공유하고 공감을 구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https://alook.so/posts/3wtk6o2
@노경호 혁명읽는사람님의 경우 이재명의 서울대이송=권력자들이 지방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을 선택, 부정적인 시그널을 주지 않음=의료문제가 해결됨 이라는 식으로 함부로 논리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내용을 본인이 말하기 편하게 치환하여 논리를 전개했으니 기본적으로 대우명제니 하는 논리의 틀 이전에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무조건 지방병원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가 처한 특수한 상황에서의 판단을 비판하는 것입니다.
1번은 맞지만, 원한다는 것만으로 헬기 이송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헬기 이송의 상황은 아플 때 어디 가느냐를 선택하는 일반적 상황이 아닙니다.
2번은 가치판단의 문제이고 이는 제가 이와 관련한 첫 글에서 얘기했듯 다르게 판단할 여지가 있지만, 일반인이 간호와 업무를 이유로 헬기 이송을 받을 수는 없다는 전제 하에 특혜입니다. 당대표니 그 정도 특혜는 적절하다 아니다는 더 논할 여지는 있으나 각자 판단으로 해두겠습니다.
3번은 부산대병원 측에서 수술 준비가 끝난 상황에서 가족 요청으로 이송했다,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이 먼저 서울대병원에 통화하고 부산대병원 측에 넘겨줬다는 등 진술로 볼 때 개연성이 낮다고 보입니다.
제가 윤리적으로 과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1. 환자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자신이 치료받을 곳을 자유롭게 선택해도 되고,
2. 삼단논법에서의 중간항, 즉 "부정적 시그널을 줌"과 "서울대병원 이동" 사이의 필연적 연관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지금의 비난?비판이 설득력 있으려면 이재명 대표가 "난 지방의료를 못 믿겠으니 서울로 가겠다"라고 말 혹은 생각했다는 것이 밝혀져야 하는데, 납득이 안 되지는 않는 다른 이유들(가족, 당무 등)이 해명으로서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3. 응급상황에 대한 의료적 대응과 서울대병원에서의 봉합?수술이 서로 성격이 다소 다른 의료행위라고 한다면 그렇습니다. (이부분이 "어련히 알아서 잘했겠지"라고 생각할 법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 (부산대병원에서 치료 가능할때) 서울대병원에 간다면, 그의 행위는 지방의료에 부정적 시그널이다"라는 게 지금 논란에서의 한 쪽 편의 주장이지요. 그리고 그로부터 실천적 결론, 즉 (그런데 부정적 시그널을 주는 것은 나쁘므로) "서울대병원에 간 것은 나쁘다"라는 것이 따라나올 수 있습니다(삼단논법). 따라서 "누군가 (...) 서울대병원에 간다면, 그것은 나쁘다"와 그것의 대우를 가지고서 실천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지금의 논의에 적절할 것 같습니다. "좋은 것(=나쁘지 않은 것)은 (부산대병원서 치료가능할 때) 서울대병원에 안 가는 것이다"가 대우명제겠네요. 이 문장의 진리값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제 생각에 "서울대병원에 안 가는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주장은 "(주어진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에 가지 않아야한다"의 다른 표현이고, 그런데 이것이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어떤 개인에게든 다소 과한 윤리적? 요구로 보이는데 어떠신가요? 그런 점에서 원글의 대우명제 제시가 정밀하지 못하다는 서툰댄서님의 지적은 일리가 있지만, 그 부분과 관련한 원글의 논리전개에 크게 결함이 있는지는 다소 의문입니다. 혹시 제 주장이 틀리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노경호 본문에 반영했습니다. 수정하기보다는 덧붙이는 식으로 적었습니다. 다시 보니 이명제라고 하기도 어렵네요. 제 반론이 정확하진 않지만 원글 저자부터 대우명제를 이상하게 구성해서 맞게 교정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증명하려는 건 원저자의 대우명제 논리가 허황되다는 것이기 때문에 논지가 크게 흔들리는 건 아닙니다.
@서툰댄서 대우명제를 원글의 저자(혁명읽는사람)가 잘못 구성했다는 것이 서툰댄서님의 핵심적인 반론 꼭지 중 하나인 데다가, 원글 저자의 토론에 참여하는 태도에 대한 지적의 근거로까지 활용되고 있으니 이에 대한 적절한 수정이 있었으면 합니다!
@노경호 맞는 지적이신 것 같습니다. 본문에 언급해 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우 명제와 관련해서 질문이 있는데요. "이재명이 서울대병원을 택하는 바람에 지방의료에 대한 잘못된 시그널이 전달되었다"의 대우명제가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을 하지 않았다면 지방의료에 대한 올바른 시그널이 전달되었거나 아무 시그널도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다"가 맞나요? 지금 대우명제라고 말씀하신 건 원래 명제의 이명제로 보입니다. "사람이면 동물이다."(참)의 대우는 "동물이 아니면 사람이 아니다"(참, 따라서 원래 명제와 동치)인 반면 이는 "사람이 아니면 동물이 아니다"(거짓)이니까요.
@몬스 네. 좀 슬픈 일이긴 합니다. 뒤늦은 소회를 담아 보았습니다. https://alook.so/posts/KmtkEVm?utm_source=user-share_VAtj9E
요즘 무의식적으로 정치 소식들을 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갈등비용은 높은데, 효용감은 낮다보니... 더 큰 피로는 그러한 갈등 비용이 일회성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라지지 않고 여기로 저기로 튀어다니는 것 같아요. 결국 그런 피로감은 우리 모두의 입을 닫게 만들거나 무관심하게 만들거나 더 열정적으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대우 명제와 관련해서 질문이 있는데요. "이재명이 서울대병원을 택하는 바람에 지방의료에 대한 잘못된 시그널이 전달되었다"의 대우명제가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을 하지 않았다면 지방의료에 대한 올바른 시그널이 전달되었거나 아무 시그널도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다"가 맞나요? 지금 대우명제라고 말씀하신 건 원래 명제의 이명제로 보입니다. "사람이면 동물이다."(참)의 대우는 "동물이 아니면 사람이 아니다"(참, 따라서 원래 명제와 동치)인 반면 이는 "사람이 아니면 동물이 아니다"(거짓)이니까요.
제가 윤리적으로 과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1. 환자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자신이 치료받을 곳을 자유롭게 선택해도 되고,
2. 삼단논법에서의 중간항, 즉 "부정적 시그널을 줌"과 "서울대병원 이동" 사이의 필연적 연관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지금의 비난?비판이 설득력 있으려면 이재명 대표가 "난 지방의료를 못 믿겠으니 서울로 가겠다"라고 말 혹은 생각했다는 것이 밝혀져야 하는데, 납득이 안 되지는 않는 다른 이유들(가족, 당무 등)이 해명으로서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3. 응급상황에 대한 의료적 대응과 서울대병원에서의 봉합?수술이 서로 성격이 다소 다른 의료행위라고 한다면 그렇습니다. (이부분이 "어련히 알아서 잘했겠지"라고 생각할 법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 (부산대병원에서 치료 가능할때) 서울대병원에 간다면, 그의 행위는 지방의료에 부정적 시그널이다"라는 게 지금 논란에서의 한 쪽 편의 주장이지요. 그리고 그로부터 실천적 결론, 즉 (그런데 부정적 시그널을 주는 것은 나쁘므로) "서울대병원에 간 것은 나쁘다"라는 것이 따라나올 수 있습니다(삼단논법). 따라서 "누군가 (...) 서울대병원에 간다면, 그것은 나쁘다"와 그것의 대우를 가지고서 실천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지금의 논의에 적절할 것 같습니다. "좋은 것(=나쁘지 않은 것)은 (부산대병원서 치료가능할 때) 서울대병원에 안 가는 것이다"가 대우명제겠네요. 이 문장의 진리값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제 생각에 "서울대병원에 안 가는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주장은 "(주어진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에 가지 않아야한다"의 다른 표현이고, 그런데 이것이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어떤 개인에게든 다소 과한 윤리적? 요구로 보이는데 어떠신가요? 그런 점에서 원글의 대우명제 제시가 정밀하지 못하다는 서툰댄서님의 지적은 일리가 있지만, 그 부분과 관련한 원글의 논리전개에 크게 결함이 있는지는 다소 의문입니다. 혹시 제 주장이 틀리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몬스 네. 좀 슬픈 일이긴 합니다. 뒤늦은 소회를 담아 보았습니다. https://alook.so/posts/KmtkEVm?utm_source=user-share_VAtj9E
요즘 무의식적으로 정치 소식들을 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갈등비용은 높은데, 효용감은 낮다보니... 더 큰 피로는 그러한 갈등 비용이 일회성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라지지 않고 여기로 저기로 튀어다니는 것 같아요. 결국 그런 피로감은 우리 모두의 입을 닫게 만들거나 무관심하게 만들거나 더 열정적으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