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한 가족이 동물들을 싣고 캐나다로 건너가는 항해 중 폭풍을 만난다. 그리고 둘째 아들 '파이'만이 살아남아 구명보트 위에서 오랜 기간을 버틴 끝에 구출된다. 그 과정에는 어머니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것, 식인 등을 목격하는 일이 포함된다. 그렇게 살아남은 파이는 이야기를 듣고싶다며 자신을 찾아온 작가에게 자신의 생존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속에는 앞서 말한 끔찍한 사건 대신 하이에나, 오랑우탄, 그리고 긴 조난생활 동안 함께한 리처드 파커라는 호랑이가 등장한다. 영화의 마지막에 주인공 파이는 진실을 궁금해하는 작가에게 묻는다. 둘 중 어느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냐고. 그가 들려준 이야기 속 동물들은 사실 배에 동승했던 실존인물들이며, 요리사가 어머니를 공격할 때 갑자기 나타난 호랑이는 극한의 위기상황에서 등장한 자신의 낯선 모습이다.

파이가 구명보트 위에서 읽고 자신의 상황에 맞춰 새롭게 썼던 생존지침들은, 물리적 바다 외에도 삶의 위기 속에 고립되고 헤맬 때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보초와 휴식과 식사를 적...